[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평범한미디어는 지난 24일 강은미 의원실 주최로 광주 서구 풍암호수공원에서 열린 ‘민원소통의 날’ 행사가 끝나고 정의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강은미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강 의원에게 그동안의 의정활동과 이후 행보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정의당 원내대표로서 고민하고 있는 당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Q: 강은미 원내대표는 광주에서 서구의원과 광주시의원을 각각 한 번씩 지냈고, 두 차례의 지역구 총선(광주 서구을) 도전을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작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뱃지를 달았지만 22대 총선에서는 다시 지역구 도전을 할 계획인가?
A: 네, 물론 쉬운 것은 아니지만 당연히 다음 총선에서도 지역구에 도전할 것입니다.
Q: 진보정당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성공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 원내대표만의 지역구 관리 비결이나 뭔가 신선한 노하우 같은 것들이 있을까?
A: 일단은 저는 지역구 도전에 대해서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어 공부에도 왕도가 없다고 하잖아요. 공부는 얼마나 엉덩이가 무거운가 싸움인 것처럼, 지역구도 오늘처럼 시민들을 주기적으로 계속해서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어떤 것이 불편한지 듣고 정책으로 수립하기도 하고, 시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심리상담사 같은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치면서 그래도 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도 소흘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노하우 보다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오늘 지역구 광주 서구을에서 민원 청취 시간을 가졌는데 평소 강 의원이 생각하는 지역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광주 전체적으로 보면. 딱 한 지역구에 어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하고,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누려할 청소년 시설 같은 공간이 아직은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들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또 눈여겨보고 있는 이슈는 기후위기 문제인데, 그래서 광주시를 에너지 자립도시로 탈바꿈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더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도보나 자전거 이용이 용이하게끔 도시 전체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하고 있습니다.
Q: 작년 4.15 총선 이후 1년이 흘렀다. 정의당 상황을 보면 심상정 전 대표가 조기 사퇴하고, 김종철 대표 체제가 들어섰다가 불명예 퇴장을 하는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지금 다시 당이 정상화되고 있는 중인데 지난 1년 정의당의 행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A: 원래 심상정 대표가 올해 7월까지가 임기였는데 임기를 빨리 끝내고 새로운 지도체계가 만들어진 거 잖습니까? 그런데 김종철 대표 성추행 문제 등으로 당이 시련을 겪었지만, 작년에 류호정 의원이 삼성의 하청업체 갑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고, 정당과 노동계가 합심해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내부적으로 정의당은 숫자가 적지만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한걸음은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은 정의당의 나름 인정받는 법률안 제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중대제해처벌법에 대해서는 제정할 생각이 없었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당론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바꿔내는 힘이 불과 6석의 정의당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위기 문제라든지 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거대 양당이 국민의 몫으로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의당은 기후위기 특별결의안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목소리들을 21대 국회에서 나름 의미있게 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1년 동안의 평가를 해보면 힘들었지만, 조금씩 극복하면서 이 사회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가장 앞장서서 풀어나가려고 노력하는 정당으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Q: 여영국 대표와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두 분이 원내외 당 운영을 가져가고자 하는 방향성 같은 것들 중에 합의된 것이 있는가?
A: 일단은 매주 한 차례 당 대표하고 저하고 1시간 정도 단둘이서 또는 각각 비서실장과 함께 만나서 전반적인 당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무 조정 회의를 통해 원내의 행정팀장과 당의 구체적인 현안들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리 당은 의정기획회의도 하는데 그 회의에서 원내 비서실장, 수석 행정팀장과 함께 당 의정기획단장과 전반적인 기획을 합니다. 그리고 원내에서 당이 요구하는 것, 반대로 당이 원내에 필요로 하는 일이 있으면 서로 논의해서 방향을 잡아나갑니다.
Q: 정의당 내부에서 오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대연합’ 관련이다. 여전히 정의당 당원 현황을 보면 민주당과 협력해야 한다는 민주대연합쪽의 참여계, “민주당 역시 기득권”으로 보고 철저히 비판하고 견제하며 독자적인 길로 가야 한다는 세력 등 양대 진영이 팽팽한 것 같다. 최근에는 박창진 부대표의 안티 페미적 발언으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상황을 판단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당이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A: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다 소리를 많이 하는데 기본적으로 우리 정의당은 노동자의 정당, 농민의 정당, 여성주의 정당, 생태 정당, 평화 정당입니다. 그 정책을 잘 실현할 수 있으면 민주당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간담회를 할 때 제가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 생명을 지키는데 여야가 따로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대연합 이런 프레임보다는 정책 중심으로 협력해야 하는 순간에는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저 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성평등 문제를 중요한 의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박창진 부대표 발언과 관련해서는 각자의 정치인들이 따로 각각의 발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내에서 다른 의원들의 일부 발언은 당의 전체 기조와 정책하고는 별개입니다. 이건 다른 정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정의당은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위해서 계속 나아갈 것입니다.
Q: 이번 4.7 보궐선거 직전 여 대표께서 ‘반기득권 정치동맹’을 구성해서 녹색당, 미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을 불러모았다. 정의당이 진보정당들 중 가장 맏형으로서 앞으로 원내외 소수정당들과 어떻게 연대를 도모하면 좋을까?
A: 나중에 후보 단일화까지 할 수 있는 거냐는 질문도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으로 보면 각각의 의견들이 엄청 많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는 어쨌든 반기득권 연대를 통해서 새로운 정치 이슈들에 집중하자는 그런 의미로 정책 관련된 일은 다 동의하겠다. 이런 뜻인데 문제는 우리 당 안에서도 구체적으로 반기득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있어 그 부분에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이 시대에 중요한 정책 의제들과 관련해서는 정당을 떠나서 다같이 힘을 모아서 밀고 나가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그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나머지 문제와 관련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개헌이나 선거제도 개혁 등은 진보진영에서 숙원 사업인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 같은 것이 있는가?
A: 현재 국제정치 추세를 보면 양당제가 고착화 된 국가들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보수화되고, 나라는 부자지만 국민은 가난하고,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행복지수도 낮고, 사회가 불안정한 사회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미국, 일본, 영국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다당제가 잘 안착된 나라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균형 잡힌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이 좀 더 평등해지기 위한 제도들을 잘 안착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한국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극단적 사회로 갈 게 아니라면 그래도 비교적 평등하면서 같이 잘 사는 사회로 갈 수 있는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병석) 국회의장께서도 다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논의하고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해서 국민의힘은 반대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했던 세력들은 대한민국이 국민들을 위해서도 정당이 다양화 된다는 것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기 때문에 다시 그런 논의는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지방 의회는 일당 독점이 훨씬 더 심합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없애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려고 하고 지금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개혁에 뜻이 있는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다시 논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Q: 이해충돌방지법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강 원내대표도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A: 공개 범위나 이런 것들이 좀 더 확장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무엇보다도 다른 기관들은 기관의 장이 정확하게 소속 직원들을 관리할 수 있는 감사 체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부에 등록해서 관리만 잘 하면 문제가 생길 때 바로 바로 조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같은 경우는 윤리특위하고 윤리 자문위원회가 존재했지만, 윤리자문위원회는 비상설기구고 윤리특위 같은 경우도 지금 양당이 동수로 추천하게 되어 있어서 굉장히 정치화되어 있기 때문에 제 역할을 못했습니다. 저는 윤리감독관, 윤리심판원 제도를 제안했는데 이번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그것이 되어야 실질적으로 국회의 이해충돌 방지가 잘 될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빨리 논의를 해서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호남 사람들은 정치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계속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 몇몇 지인들은 민주당이 아닌 제3지대가 있다면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만약 정의당이 호남을 잘 공략한다면 호남 표심을 얻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보는데 강 원내대표의 생각은 어떤가?
A: 호남에서는 국민의힘이 개인의 이득을 우선시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보수는 국민의 전체적인 국가의 안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보수라고 불리는 사람은 전통적인 보수가 아니라 정말 자신들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한 우익이라고 봐야 하고 오히려 민주당이 그런 면에서는 보수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이 사회의 변화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이들이 집권한 결과로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답답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정의당이 호남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4년 전에 2018년에 선거에서도 호남권에서는 지지율이 두 번째로 높았고 민주당과 정의당이 비례 의석을 다 가져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