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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사망케 한 ‘음주운전 살인자’ 의사라면서 응급 조치없이 그냥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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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설 연휴에 정말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연휴를 잊고 열심히 일하고 있던 배달 노동자에게 닥친 비극이었다. 음주운전 차량이 라이더를 들이받았는데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다. 가해 운전자는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도망갔다.

 

사고는 설 연휴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 20일 자정 12시20분 인천시 서구 원당동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라이더로 일하고 있던 36세 남성 A씨는 정지선에 잠시 정차해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별안간 맞은편에서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SUV에 그대로 치이고 말았다. 사고 직후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찾지 못 했다. CCTV로 사고 영상을 살펴보았는데 정말 한눈에 봐도 SUV의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반사신경이 좋더라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거의 사람을 들이받고 죽이기 위해 작정한 듯한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어두워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

 

 

역시 음주운전이었다. 죽음의 운전을 감행한 살인마는 오토바이를 치고도 무려 500미터나 질주를 이어갔다. 그 이후 뻔뻔하게 하차해서 태연히 차량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그대로 달아났다.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의 생명보다 자신의 차량 상태가 더 중요했다.

 

경찰이 인근 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뒤져가며 가해자의 행방을 쫓았고 이내 검거했다. 가해자는 42세 남성 B씨였다.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사고 현장에서 1㎞ 가량 떨어진 곳에서 긴급체포 되었다. B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069%였고 면허정지 수준이었는데 면허취소의 기준이 되는 0.08%에 이르지 못 했음에도 충분히 살인 운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2시간 후에 측정한 음주 수치이기 때문에 A씨의 목숨을 앗아갈 순간에는 이보다 더 수치가 높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친줄 몰랐고 물체 같은 것을 친줄 알았다”며 “졸았다”고 진술했다. 정말 어이없는 발언이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이 사람과 물체도 구별하지 못 하는 음주 상태였다는 것을 자백한 셈이다. 그런 상태라면 당연히 운전을 하면 안 된다. 인근에서 숙소를 잡든지, 대리기사를 불렀어야 했다. 심지어 졸기까지 했다. 음주운전에 졸음운전까지 포함되는 총체적 난국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B씨의 안일한 태도가 소중한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그런데 조사 결과 B씨의 직업은 의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날도 병원 직원들과 회식을 하다가 술은 잔뜩 먹고 사고를 저지른 것이다. 물론 어떤 직업인지는 음주운전 사고에서 절대 중요한 게 아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음주운전은 절대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음주운전을 한 직업군은 정말 다양했다. 연예인은 물론이고 정치인, 운동선수 등 정말 많다. 심지어 음주운전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법조인들과 경찰도 심심치 않게 음주운전 사고를 낸다.

 

그런데 최소한 사람의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사라면 최소한의 응급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그러나 B씨는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떻게 도피할지에만 급급했다. 법원에 출석한 B씨는 “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는가?”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조대가 올때까지 B씨가 응급조치를 취했다면 A씨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을 것이다.

 

A씨에 대해 동료 배달 노동자는 “평소 신호를 정말 잘 준수했다”고 증언했고 라이더로 근무한지는 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사고 한 번 없었고 항상 교통 법규를 준수한 모범 라이더라고 했다. 그날도 음식을 배달하다가 변을 당했다.

 

인천지법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1일 인천서부경찰서는 인천지검을 통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B씨를 구속했다. 통상 음주치사와 도주치사가 경합되면 처벌이 더 무거운 도주치사로 수렴된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인천지법 양승우 영장당직판사는 “도주할 염려가 있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다. 뺑소니범이었던 B씨에게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음주운전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도주하려다가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음주 단속 현장을 목격하고 도주 △단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하다 2차 사고를 내는 경우 △사망사고를 내고 두려워서 도주하는 사례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정지 명령을 어기고 도주하는 사례 등이 있는데 제발 도망가지 말아야 한다.

 

이번 사고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주변 CCTV와 블랙박스를 조회하면 대부분 거의 잡힌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괜히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통렬하게 반성하는 편이 훨씬 낫다.

 

평범한미디어는 그동안 음주운전에 대해 다각도로 기사를 작성해왔다. 이 사건도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후속 보도를 할 계획이며 면밀히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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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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