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박다정 기자] 흔히 나이가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말한다. 건망증이란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기억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 하는 기억 장애의 한 증상이다. 사실 건망증은 나이와 별로 관계가 없다. 2~30대에도 건망증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건강상태가 악화되거나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전신마취를 했다고 가정해보자. 실제로 불가피한 수술을 받아야 해서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기억력 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 물론 영구적이지 않다. 그러나 건망증 증세가 1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인지기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출산을 하면 건망증이 심해진다는 루머가 있으나 의학적으로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 그러나 출산 이후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하게 되면 해야 할 일이 극도로 많아져서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망증이 고개를 들 수 있다. 뇌의 기억 용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기억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을 구분하기 마련이다. 출산 직후 엄마로서의 삶이 시작되면 아빠도 그렇겠지만 인생의 1순위는 아이가 되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기억해내기도 바쁘다.
과거 채널A <금쪽상담소>에서 오은영 박사는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억력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방송인 박소현씨에게 아래와 같이 진단을 해준 바가 있다.
(아이돌 매니아로서) 아이돌을 잘 기억하지 않은가? 거기에는 훨씬 더 에너지를 쏟는다. 더 잘 집중되고 주의가 기울어지고 더 기억을 전략적으로 하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굉장히 관심있거나 본인이 애를 써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기억을 하고 그러지 않은 것은 새어나가는 것 같다. (조용한 ADHD와 같은) 약간 그런 특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평소 생활에서 주의집중력이 원활하게 잘 유지가 되지 않으면 그런 것들을 무슨 블랭크처럼 확 비어버린다. 완전 새나간다.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기억력 자체가 떨어지는 게 아니다.
의학계에서는 건망증 자체를 질환으로 보진 않는다. 치매와 구별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인데 건망증은 힌트가 주어지면 기억이 떠오른다. 만약 힌트가 주어져도 해당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 한다면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청년들도 디지털 치매나 알콜성 치매 또는 초로기 치매를 호소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만약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휴대폰 알림 설정, 메모하기, 짠 음식이나 음주 자제, 충분한 휴식, 꾸준한 운동 등 생활습관을 조금만 개선한다면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누구나 건망증이 올 수 있으니 너무 큰 걱정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건망증 등 기억력과 관련된 문제를 갖고 있더라도 도움을 받아 개선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