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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단일화는 그 이후의 문제, 일단 심상정·안철수·김동연 만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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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19일 오전 대선전환추진위원회의 국회 앞 기자회견이 끝나고 평범한미디어는 추진위를 이끌고 있는 신지예 대표(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추진위 대변인)와 만나 제3지대 기상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추진위 말고도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양당 구도에 균열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당이 아닌 제3지대 주자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망설이고 있는 분위기다. 심상정 후보(정의당)가 양당 종식 선언을 공동으로 해보자고 제안한 것 외에는 안철수 대표(국민의당)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새로운물결)는 독자 완주 의사만 표명하고 있지 그 어떤 연대 의사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국회 인근 카페로 이동했고 신 대표에게 첫 질문을 건넸다. 정말 이들이 만날 수 있는 걸까?

 

신 대표는 일단 “세 후보들의 선전을 위해서도 만날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만남은 시대적인 부름이다. 양당 후보가 비호감인 상황에서 제3의 선택지가 필요한데 많은 부동층이 선택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분들께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세 후보의 만남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상정 후보께서 제안한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 정도는 세 후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적어도 공동선언까지는 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오늘 기자회견의 주요 내용이자 요구 사항”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는 현실가능성의 측면이 아니라 당위의 측면에서 기필코 세 후보가 만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했던 선언 정도는 세 후보가 충분히 만나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왜냐면 심 후보가 먼저 제안한 것도 있고 안 대표도 지속적으로 거대 양당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혹시 이들이 물밑에서는 치열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신 대표는 “내가 보기에는 캠프 차원에서 소통은 없는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했다.

 

다만 “우리는 세 후보가 만났으면 좋겠다고 공문을 드린 상태다. 정의당측에서는 의논을 해보고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국민의당 쪽에서는 빠르게 답변을 주겠다는 대답이 왔다. 하지만 공식 답변은 아니다. 아무래도 각 후보마다 선대위가 꾸려져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면서 모든 캠프가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진위의 노력이 통했는지 심 후보는 22일 오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 번 '양당체제 종식 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했고 안 대표에게 조건없는 만남을 갖자고 요청했다. 앞서 심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안 대표는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 사주 의혹'과 '대장동 특혜 논란'에 대한 쌍방 특검을 제안하며 “특검법안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에 대한 평가는 비교섭단체 원내 정당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맡겨주면 된다”고 언급했다.

 

사실 지난 3일 추진위가 처음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22일 오전 9시 기준)까지 관련 기사가 네이버 기준으로 30여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김 전 부총리는 추진위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좀 더 언론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파급력있는 인사가 합류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신 대표는 “일단 저희가 오늘 발족식을 했다. 그리고 공동 토론을 제안하려고 한다. 안병진 교수도 그렇고 김수민 평론가도 그렇고 우리랑 생각이 흡사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서 실제로 구체적인 형태를 한 번 같이 그리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다만 아직 정확한 날짜나 패널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당에 소속되지 않은 중도와 진보 후보가 만났다고 가정했을 경우 △공동정책 협약을 하거나 △선거운동을 같이 하거나 이런 것들은 가능하겠지만 △단일화 협상을 통한 단일 후보 선출이 가능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3지대 주자들이 일종의 단일화 경선을 하지 않으면 양강 후보를 위협할만한 표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신 대표에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신 대표는 “단일화는 이후의 문제다. 일단 양당 체제 종식 선언 정도는 모두 합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들이 합심해서 선언부터 해야 한다. 실제 단일화가 이루어질지는 그 이후에 고민해봐야 하고 지금은 섣불리 단일화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일단 세 후보가 양당 종식을 명분으로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덧붙여 신 대표는 “결국 단일화 문제는 세 후보들의 역량과 리더십에 달려 있다. 물론 나는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새로운 대안과 정책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선 양당체제를 비판하는 공식 선언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밝혔다.

 

또한 신 대표는 “아마 캠프 사람들은 우리가 만나게 되면 바로 단일화로 이렇게 물밀듯이 흘러가는게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신 대표는 세 후보의 정책 비전에 공통 지점이 상당하다는 점을 환기했다.

 

신 대표는 “정책적으로 보면 최근에 안철수 후보가 냈었던 노동 정책이나 심상정 후보가 말씀하시는 환경 정책이나 여성 정책, 이런 것들이 그렇게 많이 상이하지 않다. 근데 주요하게 논의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주 4일제 관련한 연구 정책들 그리고 원전 관련 문제 등이 크게 상이한 것처럼 보인다“며 “단일화가 되어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가정했을 때 만약에 협의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에 어떤 기구나 위원회 같은 것들을 다른 세력에게 부여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가정했다.

 

이어 “예를 들어 대한민국 문제 해소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3당들끼리 합의하지 못 한 내용들은 대통령이 만들어진 추후에 또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추진위 이전에도 선후포럼(금태섭 전 의원/권경애 변호사/진중권 전 교수), 공공정책전략연구소(김관영·채이배·김성식 전 의원), 일부 유력 인사들 등 큰틀에서 양당체제의 적대 구도에 비판적인 모임들이 구성되어 있었다.

 

신 대표는 “선후포럼에는 제안을 한 상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태섭 전 의원 같은 경우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합류 여부를 두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NS나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선후포럼이나 다른 인플루언서들이 과연 국민의힘을 등질 수 있을 것인가?”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어쨌든 판을 뒤집기 위해서 거대 양당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후포럼에 계신 선생님들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는 할 수 없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요청했다.

 

이어 “그래야 같이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일단 이 3지대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양당 모두를 비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평범한미디어는 신 대표가 보기에 세 후보의 어떤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인지 간단한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해달라고 질문했다.

 

신 대표는 “안철수 후보께서는 일단 기본적으로 중도와 보수까지 모두 다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노동 정책을 살펴보면 2021년의 전태일은 빈곤청춘, 비정규직, 자영업자들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시대에 맞는 노동자를 호명한 부분들 (진보적인 관점에서도 접근 가능한) 이런 게 장점이다. 2021년에 맞는 노동 정책이나 경제 정책 모델을 갖고 계신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녹색당 출신 신 대표가 보기엔 원자력발전소 문제는 눈엣가시다. 안 대표는 “원전없는 탈탄소는 사기“라고 피력한 바 있다.

 

신 대표는 “원전 정책 같은 경우에 나는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어서 원전 정책이 다시 힘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외 사례를 들여다보면 재생에너지에 관련된 투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이 낮아지는 선순환 구조로 가고 있다. 그 다음에 패시브 하우스(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하여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 같은 에너지를 좀 절약해서 쓸 수 있는 정책에 정부가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그런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진보 정치인 심 후보는 이러한 기후위기 의제에 대해서는 강점이 있다.

 

신 대표는 “이러한 환경 정책은 심상정 후보의 강점이다. 그래서 심상정 후보와 같이 하면 환경 관련해서 잘 맞춰주실 수 있다“면서 “김동연 후보 같은 경우 경제부총리까지 했기 때문에 관료 조직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높다. 그리고 이번에 여성 정책 관련해서도 지금 있는 후보들 중 여성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심상정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세 후보들께서 서로가 부족한 지점들을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협 요인이 있는데 이는 뒤집어서 보면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제3지대라고 분류되는 후보들께서 만약 거대 양당에 다시 귀속된다면 세 후보 모두 명분이 없는 싸움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칫하면 민주당 2중대, 국민의힘 2중대 소리나 들을 수 있다”며 “이런 오명을 듣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완전히 해방되어 거대 양당체제를 종식하겠다고 말씀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게 SWOT에서 말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궁극적으로 신 대표는 “개인적으로 단일화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세 후보 외에 주목하고 있는 다른 대선 주자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물론 오준호 후보(기본소득당)김재연 후보(진보당)허경영 후보(국가혁명당) 외에는 출사표를 낸 후보 자체가 매우 드물다.

 

신 대표는 “세 후보 이외에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에서 신 대표는 1997년 대선 당시 정치적 성향이 완전히 다른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후보의 'DJP 연합'의 사례를 언급하며 세 후보가 연합해야 한다는 당위를 다시 한번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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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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