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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민주당을 패싱해서 중도와 만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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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대선까지 4개월 밖에 안 남았다. 보통 큰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제3지대론’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번에는 제3지대의 범위가 좀 복합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판적인 진보좌파 블록 내부의 연대 현황, 중도 파이, 이 둘의 결합 가능성 등등 제3지대가 광활한 범위로 형성될 수도 있고 다 어긋나서 쪼그라들 수도 있다. 무척 복잡하다.

 

통상 제3지대라는 것은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를 다 떠나서 지금 거대 양당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으면서도 판세에 영향을 줄만한 가능성을 가진 세력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평범한미디어는 현재 제3지대 영역에 크게 6개 세력이 있다고 가정한다.

 

①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②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로운 물결’과 ‘시대전환’

③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

④금태섭 전 의원

⑤채이배·김성식·김관영 전 의원의 ‘한국공공정책전략연구소’

⑥기타 진보좌파 블록(기본소득당/녹색당/미래당/진보당/노동당/신지예 대표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그밖의 진보적 시민사회)

 

 

일반적으로 언론들은 9월부터 ①과 ②이 결합하는 제3지대 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출마선언을 했던 시점이 8월말이었다. 그러다가 김 전 부총리가 24일 신당(새로운 물결)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안 대표든 심 후보든 기득권 양당을 깨는 것에 생각을 같이 한다면 언제든 만나서 대화할 수 있다”고 발언하자 ①②③의 접촉이 시작될 수 있다는 단순 받아쓰기 기사들을 양산하기 시작했고 그 직후부터 조금씩 분석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①②이 양대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사들 뿐(김동연·안철수, '꺼진 불' 아니다... 제3지대론 왜 다시 뜨나/안철수에 김동연까지…보수야권, 막판 결집이냐 분산이냐)이었다. ①②이 뭉칠 수 있다고 상정해놓은 기사도 거의 없었고, 결국 국민의힘 등 야권 구도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좀 있다(단일화 협상)고 예상하는 쪽이 주류였다.

 

9월 말에는 제3지대 현황판을 전반적으로 짚어낸 기사들이 가끔씩 나왔는데 여기에서 ④⑤이 소환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뭔가 양당 비토 구도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결합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언론은 거의 없었다.

 

물론 김 전 부총리발 제3지대론이 솔솔 부상하고 있기는 하다. 확실히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 최대의 불쏘시개다. 금태섭 전 의원이 속해 있는 ‘SF포럼’(진중권 전 교수와 권경애 변호사)과 은,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대선판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양당 비토 정서가 강한 만큼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제3지대론이 부상하면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

 

 

제3지대 현황판을 짚어봤는데 김수민 시사평론가와 신지예 대표는 좀 더 큰그림을 상상하고 있다.

 

김 평론가는 ①②③④이 통크게 모여야 낙동강 오리알 처지가 되지 않는다면서 “제3정치 세력은 진보-보수에 걸쳐 형성돼 있다. 정책 기조의 차이 때문에 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반론이 나오겠지만 이미 확인된 공통점도 있다. 정의당, 국민의당, 김동연 등은 승자독식의 양당제-대통령제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설파했다. 동시에 김 평론가는 ③이 ⑥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 신 대표는 김 평론가의 주문을 좀 더 노골적으로 구체화시켰다. ⑥이 최대한 단합되어 있는 상태에서 중도 포지션으로 불리는 ①②이 반드시 참여하는 ‘국민 경선’을 다같이 치러보자는 것이다.

 

우선 ③⑥간의 연대가 기후위기 등 의제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환기해보고 싶다.

 

진보적 연대체는 5개 정도인데 △민주노총이 민중 경선을 위해 결성한 ‘공동대응기구’(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사회변혁노동자당) △정의당 중심으로 뜻을 모은 가칭 ‘정치개혁과 사회대전환을 위한 2022년 양대 선거 공동대응회의’(정의당/기본소득당/녹색당/미래당) △녹색당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기후대선운동본부'(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미래당/각종 단체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5개 진보정당 서울시당이 선거제도 개혁 투쟁을 위해 손을 맞잡은 ‘연석회의’(정의당/노동당/녹색당/진보당/사회변혁노동자당) △노동당 중심으로 결성된 ‘사회주의 좌파 대선을 위한 공동투쟁본부’(노동당/사회변혁노동자당/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참세상연구소/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등이다.

 

 

①②③④⑥의 커다란 연대와 관련 김 평론가는 지난 3일 방송된 뉴스민 <김수민의 뉴스밑장>에서 “심이 던진 화두가 있다. 김동연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고 운을 뗐고 같이 출연한 천용길 뉴스민 기자는 “이정미 후보(정의당 경선)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안철수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정미 후보는 정의당 후보를 넘어 더 폭을 넓혀야 한다”고 호응했다.

 

그러자 김 평론가는 “그니까 미래당, 녹색당, 노동당 뿐만이 아니고 더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연대인데 일직선 스펙트럼으로 생각해보면 김동연이라고 하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다. 금태섭도 그렇게 비춰진다. 사실 김동연과 금태섭은 어떤 면에서는 민주당 보다는 진보적으로 비춰지는 면이 있다. 어쨌든간에 굳이 점을 찍으라고 하면 그 지대인데 정의당이 민주당을 패싱해서 중도와 만나는 그림이다. 근데 사실 이게 일직선 사고에 갖춰있으면 그 생각을 못 하는데 나는 조국 사태 때 그 생각을 했다. 어차피 국민의힘은 그때도 같은 편 먹지 못 할 사람들이니까 찐좌파들과 중도 그니까 민주당은 좌도 우도 중도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완전 민주당 지지층 일부로부터는 표를 얻도록 해야겠지만 민주당 핵심에 해당하는 쪽은 완전 패싱해버리는 연대가 필요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좀 했었다.”

 

김 평론가는 정의당이 과거 같은 당(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서 함께 했던 노동당을 껴안고 갈 필요가 있었다면서 “노동당은 좌파라서 더 좋고 이게 아니라 노동당에 지역 활동을 잘 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이 국고보조금도 받고 지방의원 국회의원도 있는 당에서 같이 활동하면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정의당에서 그런 부분을 잘 못 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이 노동당을 포용하지 못 한 결과 김 평론가는 “노동당이 지금 변혁당과 통합하는 그러면 반자본주의 정당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국회의원이고 지방의원이고 공직 추구는 끝났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출연자 이창원 인디053 대표는 비관적으로 봤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인데 사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김 평론가는 “김동연이 차지하고 있는 지대가 넓으면 정의당과 안 하려고 하겠지 절대로”라면서 현재 양쪽 모두 연대가 시급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환기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이 그렇게 연대해서 성공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김 평론가는 “이질적인 만남으로 보면 2000년 총선 때 홍사덕 장기표의 무지개 연대!”도 있었다면서 “(②③ 연대가 이뤄진다면) 나는 정책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본다. 김동연 정책 중에 진보적인 것들이 있다. 토지공개념 이런 것들이 있고 김동연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론자다. 내각제론자다. 이번에 정의당 후보들은 확실히 내각제를 들고 나오고 있기도 하고. 나는 정책적으로 못 할 건 없다고 본다”고 풀어냈다.

 

이어 “(정의당 경선판과 전체 대선판이) 지금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거대 양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뭔가 자극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대선처럼 5자 구도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는 방송 촬영 즈음 “금태섭과 단둘이서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그 자리에서 금 전 의원에게 양강 후보(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보다는 구조 자체가 “개판”이라고 말했다. 양강 후보는 그나마 “걔중에 그나마 나아서 지금까지 왔을 수도 있다. 둘의 능력은 인정한다”면서도 “(둘 다) 구조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구조 따라온 거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는 대선 결과를 떠나서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이상해질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래서 김 평론가는 어떻게든 양강 구조에 균열을 내는 “뭔가 다른 판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냈다. 김 평론가는 윤 전 총장, 이 전 지사, 안철수 대표 등 3인 모두 제3지대 영역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봤다. 무슨 소리일까? 지금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버틸 수도 있었고, 이 전 지사는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었다. 안 대표는 “지난 5년간 길을 잘 설계해서 왔으면 모르겠는데 많이 흔들려서” 과거와 같은 위상이 전혀 아니다. 그래서 김 평론가는 제3지대 영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②④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김 평론가에 따르면 금 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쪽 편에 붙어서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금 전 의원은 4.7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진 않았지만 당 점퍼를 입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편에 섰다.

 

 

분명 ③④의 연대만 진행돼도 정의당 소속 일부 당원들이 금 전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과 협력했던 사실 자체를 들어 매우 비판적일 수 있는데 천 기자는 “정의당이 그렇게 인물 한 명 한 명의 지나왔던 행적들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대선판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당원들이 2002년 당시 권영길과 민주노동당의 등장 과정과 짜여진 포지션을 봤으면 좋겠다”며 “양강 구도 속에서 치고나가는 그 틈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을 오른쪽으로 밀어내버리는, 지금 금태섭이든 김동연이든 특정되겠지만 이 사람들과 같이 해서 민주당을 오른쪽으로 밀어버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천 기자는 “왼쪽에서 들어오는 사람들까지도 함께 더해서 3지대를 구축하는 것이 정의당의 목표이자 판을 짜는 게 돼야 한다. 당원들이 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며 김 평론가와 결을 맞췄다.

 

이 대표는 “(이러한 주장은) 천용길 기자의 굉장히 오랜 소신이다. 정의당이 큰 포지션을 차지해서 민주당을 오른쪽으로 밀고 거기서 자기 세력을 굳건히 만들어야 된다. 그거는 국민의힘 내에서도 개혁적인 성향의 보수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아서 극우들을 완전히 밀어내야 한다는 것과 연결된다”며 “정의당의 건강성을 천용길 기자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 구도 속에서 포지셔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게 중요한데 근데 정의당은 이러한 판을 보는 것은 이때까지 약했다”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판을 볼 겨를도 없었고 정의당은 독자적 밑천이 있어야 연대판을 그려볼 것 아닌가”라고 반응했다.

 

 

그리고 김 평론가는 “심상정 후보는 그 카드를 꺼내는 게 이상하지 않은 것이 박근혜 정부 초반기인데 심상정·안철수의 연대 비슷한 게 있었다”고 환기했다.

 

그때는 안 대표가 ‘새정치연합’이란 신당을 창당하기도 전이었던 2013년 5월이었다. 정의당이 진보정의당이던 시절이었다. 당시엔 정의당과 안 대표 세력이 가까울 수 있는 접점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그때 안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진보적 정체성을 가진 노동 중심 정당”으로 신당의 색채를 채우겠다고 하자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마침 정치권 최대 화두였던 ‘NLL 대화록 공개’ 논란에서 양측이 반대 의사를 피력한 것도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신생정당들이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비판하는 것은 상수다. 심 후보와 안 대표는 별도로 회동하기도 했고 그 당시 의원실 위치도 바로 옆이었다고 한다.

 

결국 안 대표와 심 후보의 결합은 실패로 끝났다. 안 대표는 2014년 연초까지 신당 창당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그러나 3월초 당시 민주당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로 두 당은 통합했고 3월말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했다. 안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초대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정의당은 맹비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천호선 전 정의당 대표는 “원래부터 원칙도 내용도 없었던 안철수식 새정치의 종언”이라고 혹평했다. 그 이후 안 대표는 1년 9개월만에 소위 친문재인계 세력과의 공천 갈등을 겪다가 집단 탈당을 주도했고 구 국민의당을 창당해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박을 냈다.

 

과거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①③이 다시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쉽지 않다. 2017년 조기 대선 이후 안 대표가 지속적으로 보수우편향으로 기울었던 점도 부담스럽다. 궁극적으로 김 전 부총리가 그럴싸한 멍석과 명분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 이 대목이 중요하다.

 

심 대표와 정의당은 아무리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으로 공세를 취해도 안 대표의 분노심을 따라갈 수는 없다. 안 대표는 반문재인계의 대표 주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최근 안 대표의 메시지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만이 아닌 뭔가 중도지대를 공략하기 위한 실용적 접근이 눈에 띈다.

 

안 대표는 “중도층이 지금 어느 때보다 많다”며 “중도층이 제일 관심을 두는 것은 정권교체나 정권유지 이런 부분보다 과연 우리나라를 조금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만들 수 있는가가 선택 기준”이라고 밝혔고 “온전함을 가진 리더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런 점을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화두로 만들자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적개심도 안 되고, 양강 후보의 도덕적 취약성은 더더욱 안 되니, “온전함”을 가진 리더십을 어필하고 있는 건데 안 대표는 “지금 저희들은 일단 3지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왜 그렇냐면 지금 9월 초의 갤럽 조사를 보면 아무도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가 대선 후보 1위다. 2·3등이 이제 이재명 지사 그리고 윤석열 전 총장 이런 순서(관련 기사)”라는 논리를 구사했다.

 

사실 안 대표의 논리가 틀린 것은 아니다. ‘무당층’ 또는 ‘무당층+정치 무관심층’이 40%에 가깝다고 하는 것이 대다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김 평론가도 21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간조선 커버스토리를 공유하며) 심상정, 안철수, 김동연 같은 후보들이 바라봐야 할 방향. 이 마음을 얻을 때 울며 겨자먹기식 거대 양당 지지층도 해제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40%가 안 대표에게 표를 준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이들이 제3지대 텐트를 얼마나 크게 펼치느냐에 달려 있다.

 

작년 11월 크게 주목 받지 못 했지만 안 대표는 신당 창당을 깜짝 제안한 적이 있었다. 안 대표는 “지지 기반을 넓히고 (야권을 향한) 비호감을 줄일 노력을 해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가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정당”이라며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서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롭게 모이자”고 발언했다.

 

김 전 부총리가, 안 대표가 펼치지 못 한 신당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 전 부총리는 2019년 가을부터 ‘유쾌한 반란’이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구상했고 나름의 정치 세력화 또는 플랫폼 정치를 꿈꿔왔을지도 모른다.

 

김 평론가는 14일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김 전 부총리에 대해 “심상정이나 안철수보다 정치적 역량이 약하다. 거대 양당 중 어떤 쪽에라도 붙을 수 있어 보이는 것도 약점이다. 강점이라면 정책 코드가 진보와 보수에 다 열려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4개 정당 어디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평가했다.

 

 

김 평론가는 독일과 멕시코 사례를 보라고 했다. 김 평론가는 “세계사적으로 좀 비상한 시기”라며 좌우파와 중도 가리지 않고 정당 연합을 꾀해서 기득권 정치 세력을 밀어내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독일 연정은 현재 협상 중인데 중도좌파 사민당(206석) 주도로 포괄적 생태주의 녹색당(118석) 및 자민당(92석)과 3당 연합이 구성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제도혁명당(PRI)과 국민행동당(PAN) 등 우파 또는 중도우파 정당들이 90년 가까이 장기 집권을 해왔다. 김 평론가는 여야 좌우파중도 정당들이 모두 부패한 상황에서 2014년 창당된 신생 국가재건운동(MORENA) 소속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결국 2018년 7월 대선거(대선+상하원선거+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사례를 제시했다. 그때 국가재건운동(좌파대중주의)은 노동자당(뉴사회주의) 및 사회만남당(보수주의)과 연합해서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를 구성해서 승리했다. 물론 그 뒤로 연정 파트너 중 사회만남당은 멕시코녹색당(녹색보수주의)으로 교체됐다.

 

김 평론가는 “멕시코 신생 좌파정당(국가재건운동)은 성소수자 문제 등에 매우 보수적인 우파정당(사회만남당)과 연대해서 선거를 이겼다”며 “(좌우파 가리지 않고) 정치적 스펙트럼이 전면적인 재고를 요청받는 시기가 전세계적으로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김 평론가는 “정의당이 김동연, 금태섭 등등과 손을 잡아라. 이런 얘기를 할 생각은 없지만 판을 넓게 보는 건 필요하다. 현재 독자노선을 강고하게 가더라도 넓게 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내가 이 소리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의당이 둘 중 하나는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머지 진보진영과 통합을 하든가. 그런 것 안 할 바에는 화끈하게 손을 뻗쳐서 금태섭 정도와는 손을 잡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둘 중 하나라도 못 하면?

 

김 평론가는 “잘못하면 안철수쪽한테 질 수도 있다. 지금 국회의원은 정의당이 더 많다. 심상정과 안철수의 차이가 뭐냐면. 고정층은 심상정이 많다. 근데 맥시멈이 불어나는 거는 상대가 안 된다”며 “안철수가 줄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 줄고 있는 것이 맥시멈으로 불어날 때 얼마까지 불어날지 예측이 안 되는, 하천이 건천화됐는데 범람할 때는 어디까지 범람할지 모르는 강이다. 그래서 시기를 놓치면 정의당이 3당 포지션도 못 차지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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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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