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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다이 인생①]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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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많은 청년들이 느끼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답을 정해 놓은 사회다. 나는 안 그러려고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다. 대입, 취업, 내 집 마련, 결혼, 자녀 계획, 은퇴 시기 등등 개개인이 알아서 결정하면 되는데 사회적 통념에 따라 압박이 가해지고 끊임없이 타인과의 비교 의식을 심어준다. 남들이 가는 길과 조금만 다르면 주변에서 닦달한다. 하지만 경직된 대한민국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타인의 관심과 주목? 그런 것 없이도 누구보다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평범한미디어는 이들의 삶에 주목해보고자 <독고다이 인생>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해봤다.

 

부산에 살고 있는 전상민씨는 1985년생으로 올해 38세 취업준비생이다. 누구보다 구직 활동에 진심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당활동을 했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취업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나름대로 정책 연구를 해왔던 주특기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스스로 고민해본 정책 대안을 페이스북에 자주 업로드한다. 정치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과 날카로운 비판도 빠지지 않는다. 그 덕에 정치권과 언론계 지인들이 좀 생기기도 했다. 

 

일요일(13일) 오후 전씨와 30분 가량 전화통화를 했다. 우선 어떻게 정책 전문성을 갖출 수 있었던 걸까? 그것부터 물어봤다. 

 

전씨는  “딱히 비결은 없다. 그냥 인터넷 검색 같은 것들을 통해 알아본다. 예를 들어 정부발간 자료, 정부부처 자료, 보도자료, 정부 통계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그냥 닥치는대로 구분하지 않고 다 보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전씨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취업준비에 쏟는다. 원서 접수, 필기, 면접 등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현재 전씨는 길어지는 취업준비 기간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씨는 “정말 합격이 절실하다. 그러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아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다. 정규직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직도 계속 지원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다”며 “친구들은 직장도 다니고 아이도 있다. 그래서 뒤처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솔직히 거짓말이다. 그리고 취업 준비가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부모님 눈치도 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조언을 빙자해서 지겹도록 가해지는 “눈을 좀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들에 대한 전씨의 답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취업 활동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혼자서 감내할 수밖에 없어서 고독하고 쓸쓸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힘든 시기임에도 전씨에게는 극복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

 

나는 아직 계약직만 해보았을 뿐 정규직 취업을 한 번도 해보지 못 했다. 이 점이 힘들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막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언젠가는 되겠지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삶을 살아가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더불어 내 페이스북 친구들이 내게 항상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것 또한 내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전씨는 “주로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는다. 락 발라드나 미디엄 템포 발라드, 빠른 비트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음악 감상 만큼 좋은 것은 없다. 전씨의 페북 구독자들은 “동백섬”을 모를 수가 없다. 전씨는 규칙적으로 저녁 운동차 동백섬(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간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걸까? 

 

전씨는 “사실 어머니가 권유해서 하게 됐다. 그러나 점점 변해가는(건강해져가는) 모습을 보고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팍도사는 아니지만 전씨의 최종적인 꿈이나 목표? 그런 게 궁금했다.

 

전씨는 “특별히 생각한 꿈 같은 것은 없다”면서도 ‘큰별샘’으로 불리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씨의 메시지를 인용하며 아래와 같이 풀어냈다. 

 

꿈이 명사가 되면 안 되고 동사가 되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내가 정당활동이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 혼자만을 위한 삶을 사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내 꿈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내가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는 것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2021년 3월 평범한미디어를 시작하게 된 취지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평디도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지향하기 때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누차 말했지만 전씨는 페북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퍼뜩 드는 생각이 있다. 어찌됐든 페북을 하는 데에도 시간과 수고로움이 든다. 업로드 할 뉴스와 정보를 물색하고, 정리하고, 글을 작성하고, 사람들의 댓글에 피드백을 하고, 남의 뉴스피드를 살피는 등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페북 활동이 취업준비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을까?

 

실제로 그런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분명 없지는 않았다. 나도 SNS를 많이 사용한다는 생각을 안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취업 스트레스를 푸는 다른 방법이 딱히 없기 때문에 SNS를 통해 해소한다. 하루에 적게 쓸 때도 있고 많이 쓸 때도 있다. 사람들과 온라인 소통이라도 하지 못 했다면 스트레스를 더 받아서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내 생각을 좀 더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전씨의 마음을 언짢게 하지는 않았는지 괜히 물어봤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지금 전씨에게는 페북 활동만큼 시간 대비 효율적인 취미이자 스트레스 해소 활동이 없을텐데 말이다.

 

본지 기자도 그렇지만 전씨에게서 '역사 덕후'의 냄새가 났다. 전씨의 페북에 올라오는 게시물 카테고리들 중 하나가 바로 역사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가리지 않는 것 같다.

 

 

전씨는 “사학과에 가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가지 못 했다. 역사의 매력은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유라면 그냥 좋아서다. 때론 사극을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역사책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요즘 너무 바쁘기 때문에 주로 나무위키를 살펴보는 등 인터넷 검색을 많이 활용한다”고 들려줬다.

 

 

전씨의 페북 애독자들은 그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특별한 관계임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도 그렇지만 김 의원은 평범한 전씨의 삶에 들어온 수호천사와도 같은 사람이다. 웹상에서 시작된 인연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서 취업준비를 하는 전씨의 애환을 공감해줬다. 국정감사에서 전씨의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씨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픈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혹시 취업에 성공해서 또는 나중에 잘 돼서 김 의원에게 식사 대접을 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힘든 시기 의원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고비를 못 넘겼을지도 모른다. 정말 고맙고 또 고맙고 감사드린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고발사주 건 때문에 이미지가 좀 이상하게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되게 좋은 삼촌 같은 분이고 나에게는 항상 존경하는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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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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