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노인생활지원사라고 들어봤는가. 독거노인의 고독사 예방과 생활 안정을 돕는 사람들이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이들이다. 평범한미디어가 최근 다뤘던 인천 고독사 사건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인의 생활을 돕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노화가 진행되다 보면 따라붙는 질환들이 많다 보니 이것 저것 챙기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받는 수당은 한 달에 1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민주노총 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가 전국 223개 지자체에서 노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 중인 607곳의 종사자 처우와 수당 관련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5개 기초단체 모두 통신비 3만원과 기타 수당 5만원 등 8만원을 매달 지급하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수치로 보자면 노인생활지원사 1인당 1년 평균 받는 수당은 100만원에도 못 미친다. 전남에선 해남과 진도에서 연간 300만원이 넘는 수당이 지급되고 있지만 여수의 경우 연간 20만원도 채 지급되지 않았으며 광주의 경우엔 평균 금액은 104만원, 대전의 경우에는 96만원이다. 심지어 대전은 대덕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구는 단 1원도 지급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내 눈 앞에 버스가 도착했다고 상상해보자. 앞 문이 열리고 앞 사람들이 하나 둘씩 승차한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아차' 싶다. 지면과 버스 간 단차가 너무 높다. 탈 수가 없다. 우물쭈물 하는 사이 뒤에 탈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버스기사의 얼굴엔 짜증이 가득하다.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생각이 오가고 결국 나는 창피함을 안고 버스 타기를 포기한다. 솔직히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이 비장애인이라면 말이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들에겐 일상이다. 오를 꿈조차 꾸기 어려운 게 '버스'다. 비교적 휠체어 탑승이 용이하도록 배려한 저상버스의 도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차체가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돼 있어 장애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낫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과 탈시설 등을 요구하는 시위 방법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25일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전장연과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경남 사천시 사남면 한 마을 인근 야산에서 벌목 중이던 50대 노동자가 쓰러지는 소나무에 부딪혀 숨졌다. 경남 사천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2시15분께 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 뒷산에서 벌어졌다. 사천시청 녹지공원과 소속 일용직 노동자였던 50대 노동자 A씨는 당시 일행들과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위해 벌목작업 중이었으며 자신이 전기톱으로 벌목한 소나무가 넘어지면서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맞아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숨지고 말았다. A씨가 소속된 사천시청은 50명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벌목 작업을 하는 사업주에게 안전조처 의무를 부과한다. 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벌목 작업 중에는 벌목하려는 나무로부터 높이의 2배에 해당하는 직선거리 안에 다른 작업을 하지 못하며, 벌목 작업 전에 대피로와 대피장소를 정해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 일행 등을 대상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고용노동부는 벌목 작업을 중지시키고,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대전시 중구 선화동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4명이 추락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 40분경 노동자 4명이 지하 1층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데크플레이트(바닥판)가 무너지면서 추락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상에서 작업 중 지하 1층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4명 모두 곧장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1명이 중상이고 3명은 경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 공사액은 2447억 원으로 사고로 사망자나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나오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 받는다. 노동부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보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부업으로 충북에서 배달 라이더를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왼쪽 정강이 근육이 파열됐다. 인대 손상과 골반이 골절되는 중대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배달 중이었으므로 당연히 산업재해로 인정됐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A씨는 지금까지 주 단위로 산재 보험료가 원천징수되고 있었던 만큼 산재가 적용될줄 알았다. 분명 산재보험료를 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전속성' 문제로 산재를 승인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전속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속성도 뜬금없는 갑툭튀인데 이걸 인정받기 위해서는 요건이 있다. 배달업 등 특수고용노동자가 2곳 이상의 업체에서 주문을 받아 배달 도중 사고가 나면 해당 주문 건수를 연결해준 업체로부터 벌어들인 소득이 '월 115만원'을 넘거나 노동시간이 '93시간' 이상이어야 전속성이 인정될 수 있다. 1만원만 부족해도, 1시간만 부족해도 산재가 아니게 된다. 올 1월 경기도에서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갈비뼈 골절과 신장이 파열된 배달라이더 박재범씨는 물론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전기자전거로 배달을 하다 5톤 화물차에 치여 숨진 40대 여성 노동자의 산재 불인정 사유 역시 전속성이었다. A씨의 아내는 평범한미디어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2주간 작업을 못 하니까 그저께부터 나오지 말라고 합니다. 자재가 부족하다는데 다른 곳도 다들 그래서 생업이 끊긴 상황입니다." 지난 1일 새벽 5시 대전 중구 소재 인력시장에서 만난 A씨의 이야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멘트 등 건설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일용직 노동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 진짜 원자재값이 여기서 더 오르면 공사 현장이 올스톱 될 수도 있습니다. A씨를 비롯한 여러 일용직 노동자들을 돌려보내고 있는 인력시장 관계자 B씨에 따르면 1군이나 2군급 대형 공사 현장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중소 건설 현장에서는 자재비 인상분만큼의 인건비를 깎아 메우려고 하는 중이란다. 올초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최근 일어난 공사장 산업재해 사망 사례 등으로 인해 일거리가 많이 줄었고 사람을 구할 때도 훨씬 더 엄격히 보게 됐다는 것이 B씨의 설명이다. 새벽 6시가 되기 전에 구인이 다 끝났지만 남은 사람들은 계속 시장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혹시나 현장 일감이 있을 수 있다는 작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7시쯤엔 다들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철근 한 차가 들어와도 사나흘쯤 일하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노동자의 '직업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중대재해 수사를 지원하는 '직업병안심센터'가 지난 1일 처음으로 문을 연 가운데 시기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시점에서 센터 하나로 뒷북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병원(서울 직업병안심센터 운영기관)에서 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센터는 노동자가 직업병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을 때 병이 실제로 업무 때문에 발생했는지 신속히 확인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후속 조치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특히 센터는 급성 중독 등 중대재해법 시행령에 명시된 24개 질병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당국에 보고하게 된다. 당국이 수사에 나서는 경우 질병이 업무에서 기인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인데 향후 중부권(인천·경기·강원),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에서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시기가 너무 늦었다. 무엇보다 중대재해법 논란을 의식한 주먹구구식 대책이 아니느냐는 비판이다. 대전 소재 A 중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전동휠체어 조이스틱은 멈췄다 다시 조작하려면 2~3초 걸리는데요. 교통카드 찍고, 정리 후 조이스틱을 움직여 들어가려다 시간이 초과되면 문이 닫힙니다. 문을 열려고 몸은 물론, 조이스틱, 가방 다 부딪힙니다. 조이스틱이 망가진 적도 있어요." 카드를 찍고 지하철 개찰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너무 빨리 닫혀버린다. 개찰구의 개방 시간이 딱 '10초'인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저 한 걸음 내딛으면 통과하는 비장애인의 경우 10초인지 아닌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특히나 하반신 마비로 전동휠체어가 아니면 움직일 수 없는 A씨 입장에서, 10초는 지나치게 짧은 시간이다. 지하철은 말 그대로 시민의 발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가장 주요한 교통수단이다. 오늘날까지 노인, 임산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위해 각 지역 교통공사들은 교통약자석, 교통약자용 게이트, 승강기 등 여러 노력들을 해왔다. 그러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평소 지하철 개찰구로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개방 시간이 너무 짧아 몸을 부딪히는 등의 불편함을 겪고 있다. 갈수록 혼자 외출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위험해서 안 된다고 세 군데서 거절당했습니다. 저도 세금 내고 사는 국민입니다. 장애인은 운동도 못 하나요?” 대전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A씨는 초등학교 때 시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킥보드를 타고 놀다 사고가 나 왼쪽 눈이 완전히 실명됐다.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원근감 등의 문제로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서 종종 불편을 겪는다. 지난 2월 새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모처럼 운동을 해보려고 집 근처 헬스장을 찾았지만 가는 곳마다 장애를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했다. 10곳 중 1곳은 받아줄 것 같았지만 A씨는 끝내 헬스장 등록에 실패했다. 그는 “헬스장 등록이 이렇게 어려운 거였는지 몰랐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헬스장 출입이나 렌트카 대여를 거부당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막상 내가 당하니 기사로 접하는 것보다 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A씨를 거절한 모 헬스장의 관계자는 “장애인을 차별해서가 아니라 안전상의 이유가 있어 가입시켜주기가 쉽지 않다. 비장애인도 다치는 일이 허다한데 만약 기구를 사용하다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말했다. 정말 안전 문제 때문일까? 장애인도
[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오늘도 빵이에요. 이제 좀 질려요." 아이들의 온전한 한끼가 사라졌다. 코로나 확산세 심화에도 방역체제 완화로 등교가 재개된 가운데 급식실 인력난이 심화되면서다.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는 만큼 급식실 노동자들의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학교에 간 아이들의 식판엔 밥이 아닌 빵이나 떡 같은 대체 급식이 오르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지역 초등학교 467곳 중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급식 조리사 결원이 발생한 학교는 237곳으로 절반에 해당하는 학교가 급식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대체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은 101곳이었다. 결원이 발생한 학교 10곳 중 4곳이 인력 충원을 하지 못한 셈이다. 조리사를 포함한 교직원 확진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초등학교 교직원 확진자는 총 4950명이며 1일부터 21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만3773명이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서울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A씨는 "갑자기 세 분이나 확진이 되면서 제때 적정량의 급식 준비가 불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