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다세대 주택에서 불이 났고 40대 여성 A씨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3일 19시40분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한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마는 건물 1동과 주차된 차량 2대를 태웠다. 불길은 20여분만에 잡혔으나 안타깝게도 A씨가 숨지고 대피하던 주민 2명이 화상 등으로 크게 다쳤고, 1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원소방서 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는 A씨가 건물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숨져있었다고 한다.
사고 초기 언론들은, A씨가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무사히 대피에 성공했지만 너무 추워서 아이들 옷가지를 가지러 잠시 들어갔다 변을 당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내 그런 기사들은 내용이 전면 수정되거나 삭제됐는데 사실관계가 잘못됐거나 A씨의 행위를 두고 악플을 달거나 손가락질 하는 여론이 우려되어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평범한미디어는 수원소방서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조사 중에 있다”는 답만 들었다.
다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피가 우선이다. 그러나 대피를 하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화재 현장에서 침착하게 기다리면 소방관과 구조대가 안전하게 구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피가 너무 늦어지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잘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평범한미디어 취재 결과 가장 유력하게 추정되는 화재 원인은 담배꽁초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소방서 화재조사팀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추후 경찰과 함께 A씨의 사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은 원룸 등 주택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필로티 공법으로 만들어진 건물이었다. 필로티 공법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기둥이 건물을 지탱하는 형태다. 지상 1층에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원룸촌 등에서 많이 선호하는 형태인데 화재가 난 다세대 주택도 필로티 공법으로 지어져 1층은 주차장으로 쓰고 있었다. 그런데 주차장에 있던 담배꽁초가 바람에 날려 다른 발화물과 만나 불길이 치솟은 것으로 보여진다.
필로티 구조는 화재에 취약하다. 왜 그런걸까? 필로티 구조는 사방에서 공기가 들어오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이 빠르게 번진다. 특히 차량 등에 옮겨붙은 불이 벽을 타고 확산할 경우 순식간에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일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7개월 전 발생한 경기 남양주시 주상복합 건물 화재도 그렇고,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9년 은명초등학교 화재 등 필로티 구조가 큰 화재를 불러일으킨 사례는 상당하다. 사실 화재 전문가들은 필로티 구조의 화재 취약성에 대해 입이 아프도록 지적해왔지만 비용 문제로 급속히 확산되는 흐름을 잠재우지 못 했다. 위험성에 비해 화재 안전 대비는 매우 부족했다.
류상일 교수(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필로티 구조의 남양주시 주상복합 건물을 보면) 밑에 1층이 비어 있다 보니까 공기 유입이 더 잘 돼 가지고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화재가 위로 올라간다. 그래서 (화재가) 급속도로 번지는 구조"라며 "(필로티 구조는) 같은 부지 안에서 주차 공간과 주거 공간, 상가 이런 걸 다 구비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으로 훨씬 유용한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 많이 선호를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