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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정의당 김창인 “이재명 수사는 부당하지 않고 꼭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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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는 거침없이 선명했다. 일찍이 서초동 집회에서 터져나온 “윤석열 퇴진” 구호가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퇴진이 추모”라는 구호로 발전했을 때 김 대표는 단호히 “퇴진은 추모가 아니”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책임 여부 혹은 퇴진에 대한 동의 여부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적어도 지금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애도의 정치, 추모의 정치화는 퇴진 구호와 달라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국가 책임을 묻는 것이 정권에 대한 책임 요구로 축소되거나 수렴될 수 없다. 정권 교체만으로 새로운 국가를 만들 순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11일 13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 카페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애초부터 김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한 가장 큰 이유는 “퇴진은 추모가 아니”라는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기 위해서다. 물론 그 취지와 배경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글과 말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을 정권 퇴진 구호가 전부 흡수해서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일반 국민의 관점과 친민주당계 지지 세력의 관점이 괴리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 이태원 참사를 마주했을 때 대중들이 느끼는 감정은 세월호 이후 두 번째로 근래에 반복된 대형 참사인데 세월호 때도 그 자체로 단일한 명분은 아니었는데 추모하고 위로하고 국가에 저항하는 촛불집회도 하면서 결국 대통령까지 끌어내린 경험이 있다. 근데 우리가 대통령까지 바꿔봤음에도 참사가 반복되는구나. 그걸 목격했을 때의 무력감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상민 장관 파면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와 국정농단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친민주당계는) 시민들과는 다른 학습을 했다. 시민들은 무력감을 학습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을 끌어내려봤기 때문에 그 로드맵대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촛불과 탄핵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맞이하게 된 것은 ‘조국 사태’와 위선적 내로남불이었다. 그 결과 민주당 세력은 5년만에 정권 교체를 당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퇴진 구호가 나왔다. 그 속내는 다시 지지세를 결집시켜서 민주당의 재집권을 쟁취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촛불을 언제 들 건가. 대책위를 언제 만들 건가. 똑같은 프로세스다. 지금도 이태원 국정조사 끝나면, 특검을 어떻게 밀어붙이고, 특별법을 어떻게 요구하고 세월호 때와 똑같은 방식인데 결국 퇴진 구호를 어떻게 살려갈 것인가로 수렴될텐데 사실 시민들의 정서와 너무 괴리됐다는 것이다.

 

이태원 참사가 정권 퇴진 운동의 동력으로 작용하게 되면 결국 시민들이 폭넓게 고민해볼 수 있는 ‘이태원 이후의 한국 사회’에 대한 담론이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게 김 대표의 문제의식이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는 닮은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 이태원 참사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언어도 있다. 세월호 때는 가만히 있으라와 국가는 없었다 정도인데 그걸 그대로 베낀 거다. 이태원 참사에서 생길 수 있는 언어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시민들에게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주지 못 하고 또 정치적 공방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거대 양당이 상호 저주하고 반사이익을 꾀하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는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고 이태원 참사 이후 “퇴진이 추모”라는 구호가 나오게 된 것도 결국 이런 구조적인 한국 정치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항상 그래왔던 건데 이태원 이후에만 다른 양상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인 게 아닐까? 김 대표는 세월호 이후 8년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이기 때문에, 정치권 전체가 잠시라도 휴전하고 공통의 메시지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이례적 상황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안타까운 게 그런 거다. 서로 양당이 공수할 수 있는데 그런 링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고 지금은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기본적인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 전혀 그렇지 않아서 문제다.

 

좀 더 풀어서 설명을 이어갔는데 김 대표는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는, 협소한 의미의 정치가 아니라 큰 의미로 정치와 사회에 대한 담론과 이야기들이 만들어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시민분향소가 녹사평역에 있는데 거기가 되게 외진 곳이다. 지나가다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고 광화문 같지가 않다. 일부러 찾아서 와야 한다. 굉장히 많은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철야(돌아가며 분향소 지키기)도 몇 번 했는데 새벽에는 누가 오나 싶은데 새벽에도 온다. 희생자 지인들과 현장 생존자들이 온다. 시민들이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스마트폰 속보가 뜨면 놀라기도 하고 전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있는데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사회가 시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서초동 집회의 구호가 ‘이재명 방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실제로 인터뷰 이후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장외투쟁을 띄우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민주당은 오는 2월4일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예고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여 투쟁의 정당한 명분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야 “퇴진 구호를 위해 장외투쟁을 하든 그런 게 훨씬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 이재명 방탄 집회로 묶여서 나오는 것도 결국 본인들이 자초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대표는 언제부턴가 “제도권 양당 정치가 거리까지 독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국정농단 탄핵 국면에서의 촛불집회와 서초동 집회는 “성격이 아예 다르다”고 말했다. 전국민이 탄핵을 관철시킨 촛불의 상징을 “갖고 와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집회를 하고 있고 관변 집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태극기와 똑같다. 지금 윤석열 퇴진 집회에 가면 동창회 같은 분위기다. 그때 그 시절 학생운동하며 돌 던졌던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여서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 들고 윤석열 욕하고 끝나기 전에 막걸리 한 잔 하고 그리고 그분들이 10~20년 지나면 태극기 집회 나오는 분들과 연령이 비슷해진다. 똑같을 것이다. 20년 뒤에도 똑같이 나올 거다. 그때의 그 이야기를 반복할 거다. 문화가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왜 이재명 방탄 집회인가? 이렇게 물었을 때 김 대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 했다는 정서에서 비롯된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멘탈리티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는 취지로 풀어냈다.

 

퇴진 구호를 외치는 집회는 결국 민주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집회이고 이재명을 지키는 집회다. 성격 자체가 그렇고 그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지 못 했다는 트라우마에서 조국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갔다가 이제는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까지 온 것이다. 나는 그 셋 다 완전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의 세계관에서는 같은 것이고 그게 부채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서 복수에도 성공했지만 윤석열을 필두로 한 검찰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서 조국을 몰아냈고 이재명까지도 대선에서 물리쳤던 만큼 승복할 수 없는 싸움이 됐다고 보는 거다. 그래서 대선 끝난지 100일도 안 돼서 퇴진 구호가 나왔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지방 권력, 국회 권력, 행정 권력까지 모든 걸 손에 쥐고 있었다. 김 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그 지지 세력이 대한민국의 기득권이자 한국의 최종 보스나 다름없다”고 규정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새로운 적을 만들어서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마치 지하 세계에서 어둠의 세력이 검찰 세력이고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그런다”고 환기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검찰과 민주당 86 세력이 싸우는 것이 국민들의 삶과는 무슨 상관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지지자들 나아가 일부 정의당 당원들은 이런 김 대표의 주장에 비판적이다. 김 대표의 페북에는 “국짐 2중대 없어져야 한다”부터 “정의당 당원인데 더 이상 당에 먹칠하지 말라. 가장 앞자리에서 윤석열의 폭거에 맞서야 할 청년정의당의 입에서 뭔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인가”라는 악플이 달리고 있다. 이런 반응을 거론하며 물었는데 김 대표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비장한 어조로 아래와 같이 말했다.

 

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제1야당의 대표이고 의혹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거기서(대장동 게이트) 사람이 몇 명이 죽었고. 관련성이 없다거나 있다거나 그것에 대해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가 늦었고 대선 전에 본인이 시원하게 밝혔어야 했다. 검찰 수사를 진작 받고 실제로 그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별개이고 그것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청년정의당 김창인 대표와의 인터뷰는 두 번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2대 청년정의당 대표 취임 이후 여러 활동들과, 정의당 내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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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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