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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대권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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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39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 센터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공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고 했다. 대권을 바라보는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는 밴드왜건 유력 후보였던 만큼 추격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강한 견제를 받았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방어를 꽤 잘했다”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걸 직접적으로 내세워서 보여주지 않았나”라고 평가했다.

 

(2019년 패스트트랙 국회법 위반 공소 취소 청탁건) 그걸 가지고 나경원 후보를 공격했던 것이 오히려 한동훈 후보에게는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나경원 후보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겠으나 그것을 당을 위한 최고 업적으로 만들려고 했던 나경원 후보의 작전을 무너뜨리면서 스스로 그 전쟁에 뛰어들었다.

 

 

박 센터장은 지난 25일 14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단 나경원 후보 같은 경우는 너무 한동훈 후보만 봤다”며 “한동훈만 공격하다 보니까 당내 여론을 잡을 수 있는 친윤 프레임에서도 약했고 그렇다고 확실하게 나는 반윤이다! 윤석열 대통령하고 각을 세운 것도 딱히 없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한동훈 후보의 반윤 프레임과 원희룡 후보의 친윤 프레임 사이에서 희생당했다.

 

원 전 장관은 당초 나 의원을 돕기로 했다가 마음을 바꿔서 당권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전당대회 뚜껑을 열어보니 나 의원은 14.58%로 원 전 장관의 18.85%보다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한 대표는 62.84%를 얻어 당심과 민심 모두를 사로잡았다. 나 의원은 당을 위해 헌신하는 이미지를 밀고 싶었지만, 한 대표는 그런 나 의원을 한낱 나만 살려고 하는 개인 청탁자로 전락시켰다.

 

나 후보는 당이 위험할 때 나는 당을 대신해서 싸웠고 그 결과 재판을 받게 된 것에 대하여,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한테 함께 기소된 27명 전원에 대한 공소 취소를 요청했던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까지 나는 당을 위해서 선당후사 희생과 헌신을 해왔고 그러므로 당대표가 될 만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당심을 공략하고 싶었는데 한동훈 후보께서 그거를 나경원 후보 개인의 청탁으로 만들어버리면서 힘을 빼버렸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구성된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공석), 장동혁·진종오·인요한·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 등 8명이고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선임되면 9명이다. 한 대표는 사무총장으로 서범수 의원, 당대표 비서실장에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최고위에서 소위 친한동훈계의 입김을 유지하려면 우군 5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 한 대표의 뜻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기존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의 거취가 중요하다. 정 전 의장은 1일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 당의 화합을 위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실상 지도부가 친한계로 꾸려질 수 있게 됐다. 물론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해 의총 추인을 받아서 임명한다고 규정”된 만큼 추 원내대표가 협조를 해줘야 한 대표와 가까운 인사를 앉힐 수 있다.

 

 

박 센터장은 한 대표가 “지금이 아니면 본인 목소리 내기가 쉽지 않다. 초기에 잡을 것 같다”고 전망했고 “자연스럽게 주요 직들이 교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친한계 서범수 총장이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대표께서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당직자들은 일괄 사퇴 의사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했고 그 직후 정 전 의장이 사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향후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단을 차례대로 선임할 계획이다.

 

그러니까 친윤계들이 강력하게 반발하지 않는 애매한 인사를 선임할 것 같기도 하다. (당내 통합 분위기를 고려해) 노골적으로 반윤계를 선택할 수는 없는 거고. 지금 비대위원장 포함 두 번째다. 그 사이에 굉장히 연구를 많이 했을 거고 또 알게 모르게 친한으로 분류할 만한 후보들도 꽤 많이 생겼을 것이다. (전시 전담 비대위원장 말고 평시 당대표가 됐는데) 당분간 힘을 좀 얻을 것이다. 왜냐면 이제는 당심을 업은 당대표이기 때문이다. 임기가 보장된 당대표이기 때문에 한동훈의 정치가 이제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한 대표는 당권을 차지한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을 두 번 만났다. 명실상부 반윤계 이미지로 굳어져버린 만큼 과연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구축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인데 일단 연달아 만남을 갖게 되면서 균열 조짐을 봉합했다. 물론 박 센터장은 “(7월24일 대통령실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만찬을 한 것에 대해) 그거는 딱 눈에 보인다. 한동훈 대표의 힘이 너무 세지는 걸 막는 것”이라며 “너무 분명하다. 힘을 실어주기 위해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앉혀놨을 때 한동훈 대표가 용산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독대 자리를 가진 것에 대해선 비공개로 부쳤다. 한 대표는 7월30일 오전에는 윤 대통령과 독대를 했고, 오후에는 국민의힘 지도부 차원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과 만찬 회동을 했다.

 

(비대위원장 시절 소위 김건희 여사 관련 ‘국민 눈높이’ 발언으로 대통령실과 첨예하게 갈등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그때보다 더 큰 힘이 주어진 상황이라는 걸 용산에서도 알고 있다. 그러면 용산에서 나서서 너희가 생각하는 것만큼 힘이 세지 않아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선됐을 때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 분명히 전당대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을 했는데 결과 발표 전에 가버렸다. 이거는 누가 될지 뻔히 알고 있었고 나는 그 사람이 싫다라는 표현이다. 이미 그런 의사를 곳곳에서 많이 비췄다. 한동훈 후보가 될 거를 모르진 않았을 거지만 생각보다 너무 표가 많이 나오니까 용산에서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당선되자마자 발목 잡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대통령실은 대놓고 국회로 비서실장 등을 보내서 “사퇴했으면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의사를 대놓고 전한 적이 있다. 한 대표는 공인 반윤계가 된지 오래다. 박 센터장은 윤 대통령이 공개 만찬에서 한 대표와 지도부에 대해 “당내 선거는 선거가 끝나면 다 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것만 생각하자. 우리가 앞으로 하나가 돼서 우리 한동훈 대표를 잘 도와줘야 된다”고 메시지를 낸 점을 두고 “쉽게 말씀드리겠다. 한 줄로 그냥 요약을 하면 그 메시지 이름에 한동훈 빼고 아무나 집어넣어도 무리가 없는 별 의미 없는 얘기들”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니까 특정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줄 생각이면 그렇게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잘 도와줘야 된다고 했던 만큼) 구체적으로 한동훈을 위해서 어떻게 도와줘라가 아니고 주체가 없다. 누굴 도와주라는 건지 모르겠다.

 

어차피 목표는 대권이다. 한 대표는 국회의원 자리를 거치지 않고 대권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당권만 바라봈다. 앞서 박 센터장은 2027년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한 대표가 너무 “일찍 등판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어차피 당대표까지는 한동훈이 충분히 될 수가 있는데 대선 후보 한동훈과 대통령 한동훈이 되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걸림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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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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