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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왜 ‘미래당’에 선거연합정당 제안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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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 렌즈] 6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연예 등등 뜨거운 이슈에 대한 나름의 진단을 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비양당 제3지대에서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움직임은 누가 뭐래도 이준석신당(개혁신당)과 이낙연신당이다. 원칙과 상식 3인(김종민/이원욱/조응천)의 미래대연합도 이낙연신당과의 연대 가능성과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나머지 금태섭신당(새로운 선택)과 양향자신당(한국의 희망)은 오직 이준석신당이나 이낙연신당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의 측면에서만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의당의 선거연합정당, 기본소득당의 개혁연합신당 등도 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양향자신당과 금태섭신당에 대해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 이 두 사람은 이준석 전 대표에 비하면 네임밸류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그럼에도 이준석 대표가 자신 있게 합류해달라. 포스트 주자로 쓰고 싶다고 제안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두 신당이 혹할만한 아젠다도 갖고 있지 않고, 그냥 거대 양당에 맞춰서 제3지대 텐트를 만들자는 얘기 밖에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계에서도 제3지대 텐트를 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어느 쪽으로 쏠릴까? 그러니까 양향자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이 이낙연신당과 이준석신당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것이다.

 

 

박 센터장은 지난 11일 14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향자신당과 금태섭신당이 결국 이낙연신당이나 이준석신당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양당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보진 않았다. 2020년 총선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으로 흡수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이 있고, 미래통합당으로 흡수된 새로운보수당, 브랜드뉴파티, 젊은 보수, 같이 오름, 미래를향한전진당 등이 있는데 적어도 두 신당은 그런 행보를 밟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작년 말부터 정의당은 내부 정파들간의 노선 경쟁으로 시끄러웠는데 결과적으로 녹색당,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 연합을 실현하기 위한 선거연합정당으로 가닥이 잡혔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김준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출범시켰으며 두 달 동안 녹색당이 합류하는 선거연합정당을 공고화했다. 진보 4당(정의당/진보당/녹색당/노동당)이 총선에서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진보당노동당은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하는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정의당은 14일 당대회를 열고 녹색당과 정의당에서 각각 1명씩 공동대표를 내는 선거연합정당을 확정했다. 오는 2월3일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당명과 정강정책, 당 조직체계 등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박 센터장은 “노동당과 진보당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현재 정의당이 원내 3당임에도 불구하고 1·2당하고 너무 차이가 난다. (정의당의 당세가 약하다보니) 이낙연신당 보다도 구심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낙연신당과 이준석신당이 제3지대론을 펴고 있는데 (두 곳에 합류할 수 없는 여타 진보정당들이) 정의당 보고 대형마트형 플랫폼 텐트로 여기고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 진보당이 색깔이 더 선명해지면서 우리가 진보를 대표한다는 그런 게 있다. 그러면 정의당에서 뭔가를 내주고 (진보당이) 주도권을 잡아야 되는데 지금 현재 (정의당이) 내줄 수 있는 게 있나? 없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아무리 심상정 의원이라도) 지역구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 비례대표 3석 이내로 본다. 지지율이 항상 3% 언저리로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진보당과 노동당은 더 이상 정의당을 진보정당 전체 파이에서 주류로 보지 않는다.

 

본인하고 크기가 비슷하고 네임밸류가 비슷한데 옛날의 영광을 가지고 밑으로 모여! 그러면은 갈 정당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정의당 내에서 되게 죄송한 말씀인데 아직도 심상정, 이정미 만큼의 힘을 가진 대표가 나오지 못 하고 있다. 매번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근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태 이후 여영국 등) 다른 인물을 내세워봤는데 안 통한 것 같다.

 

그런데 정의당은 이번에 녹색당, 진보당, 노동당에만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했을 뿐 2020년 총선 전후로 긴밀하게 연대해왔던 미래당에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 정의당이 외면한 그 사이 손상우 미래당 대표는 정의당 내 ‘세 번째 권력’ 세력이 합류한 새로운 선택의 창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정의당은 오태양 전 대표의 성범죄 문제로 인해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밝히지 않고 아무 언급 없이 미래당을 배제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밝히지 않고 그대로 배제할 수밖에 없는 게 정의당에도 당대표 성추행 문제가 있었다”고 환기했다.

 

2021년 4.7 보궐선거는 오거돈과 박원순, 김종철이 젠더 선거로 만들어버렸다. 그 당시에 오태양 전 미래당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면서 박원순의 성추행 문제가 아니라 박원순의 정책과 가치만 계승해서 선거를 치르겠다고 얘기했던 사람이다. 물론 중도에 철회했지만 지금 오 전 대표가 무슨 혐의로 구속됐는가? 성범죄(준강제추행)로 구속기소돼서 재판 중에 있다. 정의당이 함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박 센터장은 미래당 출신으로서 그때 당시를 짧게 회고했다. 오 전 대표의 성추행 뉴스가 타전됐던 2023년 2월말 미래당이 어차피 임기가 종료되는 오 전 대표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당대표 선거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게 아니라 최지선·최시은 비대위 체제를 꾸리는 해법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최지선(현 서울시당위원장 직무대행)과 최시은(정책국장)으로 비대위 체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미래당이 두 여성 비대위원장을 내세워서 우리가 큰 잘못을 했지만 이 문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이제 더 이상 성추행 관련된 이야기는 미래당엔 없다. 그렇게 메시지를 내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했는데 그걸 못 했다. 사실은 이게 미래당의 한계다. 오태양 외에 포스트 당권자가 될만한 사람이 없다. 손상우 대표는 지금 대표긴 한데 역량에 비해서 일이 너무 커져버렸다.

 

 

한편, 박 센터장은 기본소득당이 사회민주당 및 열린민주당과 모색하고 있는 개혁연합신당에 대해 “누가 봐도 민주당쪽으로 갈 사람들”이라고 짧게 코멘트했다. 실제로 이들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15일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비롯 시민사회단체들에 민주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총선 당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으로 들어갔던 것처럼 똑같이 민주당에게 공식 위성정당 테이블을 깔아달라고 공식 요청한다는 뜻이다. 박 센터장은 이미 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정의당 내 참여계가 주축이 된 사회민주당쪽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국 교수가 사회민주당쪽에서 한 자리를 맡으면서 (민주당과) 교섭에 나설 것 같다. 열린민주당이나 기본소득당이 아닐 것 같다. 왜냐면 열린민주당이나 기본소득당으로 들어가게 되면 조국 교수가 민주당으로 간다는 게 너무 눈에 보인다. 기존에 있던 정당들이고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민주당 계열은 그래도 정의당에서 민주당하고 가깝게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라서 (조 전 장관이 들어갈) 명분이 이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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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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