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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이낙연의 ‘악수(握)’는 애초에 ‘악수(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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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 렌즈] 12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등등 분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이슈에 대해 색깔 있는 진단을 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통합 개혁신당에 합류해 있는 5개 세력(이낙연의 새로운미래/이준석의 개혁신당/금태섭의 새로운선택/양향자의 한국의희망/조응천·이원욱의 원칙과상식) 중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가 이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낙연 대표에게) 언제든 통합 정신으로 개혁신당에 다시 합류하기를 기대하며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이미 새로운미래는 별도로 공관위원장과 정책위의장을 선임하고 지역구 출마자를 모집하고 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제3지대 빅텐트가 성사된 직후 시점에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어떤 절차에 의한 합당이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결단에 의한 합당이라고 본다”며 졸속 합당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박 센터장은 지난 15일 12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9일 성사된 통합 개혁신당의 협상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사실 협상 과정이라는 게 있었을까 싶다”면서 새로운미래가 가칭 개혁미래당으로 당명을 정했을 때부터 삐걱댔다고 환기했다.

 

가칭 개혁미래당으로 됐을 때부터 굉장히 위기가 왔다. 이준석 대표의 워딩이 중국집 비교를 하면서 굉장히 날서게 반응을 했는데 이 반응은 사전 협의가 전혀 안 돼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서 힘을 개혁신당쪽으로 실어준 게 두 의원(조응천·이원욱)이 우리는 합류를 안 한다고 했고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다고 하면서 이준석 대표한테 힘을 실어줬고 바로 그때 이재명 대표가 다 들어오라는 반윤석열 준위성정당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없게 상황이 조성됐다.

 

양당이 위성정당을 가시화하는 것 만큼 제3지대 신당 세력의 위기감이 커지는 일도 없다. 그래서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졸속 합당을 할 수밖에 없는 코너로 몰렸다. 박 센터장은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가 더 이상 궁지에 몰릴 수 없다는 공통된 위기의식 때문에 성사된 것이라서 절차가 있거나 어떤 과정에 평가를 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직격했다.

 

이재명 대표가 (두 세력이 합당을) 안 할 수 없게 만들었지.

 

아무튼 제3지대 구도가 이준석 중심의 개혁신당, 이낙연의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등 3개 세력으로 재편됐다. 이날 인터뷰는 통합 개혁신당을 주제로 진행된 만큼 개혁신당 위주로 대화를 나눴지만 이낙연 대표의 상황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뤘다.

 

우선 통합 개혁신당의 낮은 지지율부터 짚고 가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5일~16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를 보면 개혁신당 지지율은 6.3%로 더불어민주당 40.2%, 국민의힘 39.1%에 비해 매우 저조했다. 박 센터장은 “합당 전에 각자의 지지율 합친 것보다 떨어졌을 것”이라며 “그러면 지금 이것은 사실 장고 끝에 어쩔 수 없이 둔 수지만 악수다. 분명히 악수”라고 비평했다.

 

양쪽 다 본인들의 지지 세력에서 이탈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이탈자들이 어느정도 규모가 될지에 대한 것도 신경써야 된다. 의원 5명은 만들었지만 5명 가지고는 3번을 못 한다. 아마 최소 20석을 위해서 노력할 거고 그러려면 비례에서는 최소한 7~8석 정도는 봐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려울 것이다.

 

 

박 센터장은 이낙연 대표에게 외연을 넓혀가는 것 못지 않게 내부 단속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센터장은 “외부 국회의원을 더 모셔오는 것보다 현재 내부에 있는 당원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된다”며 “사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조금 지지 성향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표 지지자들은 그런 게 있다. 우리가 이준석하고 합당하려고 나왔냐? 물론 이준석이 윤석열이나 한동훈보다는 분명히 조금 더 열려 있는 정치인이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낙연 대표가 지지층으로 갖고 있는 40~50대 중도 혹은 50대 이상 안정 성향의 유권자들이 과연 이준석을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박 센터장은 이준석 대표의 스타일이 개혁신당 창당 이후에도 전혀 변한 게 없는 만큼 결국 이낙연 대표가 많이 양보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이낙연 대표가 당명과 주요 당직까지 대폭 양보했음에도, 이준석 대표는 선거 지휘권과 홍보 전권까지 요구하다 결별로 귀결됐다.

 

실리냐 명분이냐의 싸움이 아니다. 이제 무조건 실리 싸움이다. 그러니까 명분은 이미 다 죄송하지만 없어진 상태다. 이준석 대표와 합당을 하면서 반윤석열이라는 명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이낙연 대표가 가지고 있던 명분 중에 하나는 이재명으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 이낙연 대표가 나오면서 굉장히 대비되는 인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수진영의 유승민이다. 당내에서 역할을 하면서 입지를 세워가겠다고 잔류를 선택한 유승민과, 또 다시 나가버린 이준석을 보는 보수 유권자들의 시각이 다르다. 그래서 이낙연 대표가 어떤 면에서 유승민 보다도 이준석을 더 좋게 평가했는지에 대한 그 설득을 시키는 게 굉장히 힘들 것이다.

 

박 센터장은 지지자들 입장에서 “이낙연이 이준석한테 먹히면 우리는 돌아갈 데가 없다고 두려워 할 것”이라고 봤고 실제로 이낙연 대표도 전권을 위임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미리 이낙연 지우기를 기획했다”면서 박차고 나왔다.

 

그러니까 바른미래당 사태에서 봤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지자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이낙연 대표가 공동대표라고는 하지만 뒤로 물러나 있는 형태라서 이걸 언제까지 받아들여줄지...

 

박 센터장은 이낙연 대표 입장에서 “제일 후회할만한 선택은 뭐냐면 옛날로 돌아가서 이재명 대통령을 못 만들어준 게 가장 후회할 선택”이라고 가정했다.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지 못 했기 때문에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부각되지 못 했고 민주당 내에서도 패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어떻게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었으면 지금 이렇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경선에서 패배하고 이재명 대표가 대선 본선에서 이겼으면 누가 봐도 그 다음은 이낙연 차례이고 손쉽게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가 됐을 것인데) 이낙연 대표를 지지자들의 미스가 뭐냐면 설마 우리가 좀 이탈한다고 설마 윤석열한테 잡히겠어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 되더라도 우린 민주당에서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을텐데 사실 생각보다 국민의힘의 결속력이 좋았던 거다.

 

 

한편, 통합 개혁신당이 성사되고 이준석 대표의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과거 바른정당과 새로운보수당까지 소위 개혁보수를 표방했던 청년 지지자들이었는데 이들은 무엇보다 정의당 소속이었던 배복주 전 부대표와 류호정 전 의원까지 합류하는 것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을 달래는 메시지를 냈는데 △소통과 전달체계 구축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해 이념의 스펙트럼 확장 등 2가지였다. 박 센터장은 “그거는 이준석 대표의 특기”라며 “이중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읽혀도 될 만한 걸 던진 거다. 소통을 잘하겠다. 그러면 이 소통은 이낙연 지지자들한테 말하는 소통인지 우리편은 우리편끼리, 다른편은 다른편끼리의 소통인지를 알 수가 없다. 이낙연 지지자들은 이낙연 대표를 통해서 소통하시고, 우리 지지자들은 내가 소통하겠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나도 이낙연 대표 지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부분은 이중적인 것이다. 두 번째 수권 정당 이야기는 모든 정당들이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래서 특기가 나왔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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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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