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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허락할 때만 ‘특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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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26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기사 2편입니다. 이번 기획은 3편에 걸쳐 나갈 예정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두 특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은 충분히 예상가능했다. 역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자기가 하기 좀 곤란한 말은 굉장히 원칙을 지키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며 “원칙이라는 게 이런 거다라고 하는데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에서 털만큼 털지 않았냐라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굉장히 많은 수사를 받은 피해자인 것처럼 말하는데 근데 그 문재인 정부 하에서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이 누구인가?

 

 

박 센터장은 지난 9일 13시 평범한미디어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1시간 정도 지났던 시점이었다.

 

윤 대통령은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를 개시한 것과, 도이치모터스 관련 김건희 특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혔다.

 

도이치니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한 2년 반 정도, 사실상 나를 타겟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나와 내 가족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거기에 대해서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지난번에 저희가 재의 요구해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 놓고 또 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니냐,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 얘기만 나오면 수없이 반복했던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 검찰에서 수사했음에도 아무 것도 안 나오지 않았냐는 항변이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분리시킨 듯한 게 윤 대통령의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반윤·친문 검사들이 “정말 탈탈탈탈 털었음에도 아무 것도 안 나온 김건희 수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겠지만 박 센터장은 “탈탈 터는 게 뭔지를 보여준 게 윤석열”이라고 직격했다.

 

본인이 어느정도 터는 것의 그 기준을 설정해놓고 본인이 설정한 기준에 본인의 일가 친척이 수사받은 강도를 비교해보니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 피해를 받았기 때문에 그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나를 대통령까지 만들어주시지 않았냐 여러분께서?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다.

 

윤 대통령은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손발이 다 잘려나갔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여전히 검찰 수장으로서 어느정도 검찰 내에서 절반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도이치모터스 등 김건희 관련 수사가 이뤄졌다.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검찰에서 수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미 털어서 문제가 없다”로 눙칠 사안이 아니다. 디테일이 다르다.

 

故 채수근 상병 관련 특검 문제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은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수사기관이)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 할 수가 있겠으며 그리고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들이다. 이게 군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민간 사법기관에 넘어가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인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는 사람 또는 책임이 약한 사람한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이런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 이렇게 진행되는 것을 잘 지켜보고 아마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민 여러분에게 수사당국에서 아마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을 할 것인데 그걸 보고 만약에 국민들께서 이거는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내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을 하겠다. 그러나 일단 특검의 취지를 우리가 보더라도 진행 중인 이런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고 또 수사 관계자들의 그런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채상병 사건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조직적인 비호가 있다는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모든 정당들(민주당/조국혁신당/정의당/개혁신당/새로운미래)이 정파를 초월해서 특검 수용을 외치고 있다. 단순히 군 바깥 수사기관과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다고 해서 아직 특검하기엔 이르다고 할 게 아니다. 야권이 한 목소리로 특검 통과를 외치는 배경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안전장비 없이 무리한 수색 작업을 지시한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을 요직인 전비태세검열실장으로 보내려고 했고 △수사 방해 혐의에 따라 공수처에 입건돼 출국금지까지 당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냈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 대해서도 유임시켰고 △친 여권 인사로 공수처장을 앉히기 위해 공수처장이 없는 기간이 오래 가도록 해서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한없이 미뤄지도록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내려고 했을 때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거는 보안사항이고 그게 유출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밝혔는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박 센터장은 “출국금지 사실을 미리 알면 안 된다고 했다면 출국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이 사람을 어떤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가는 알고 있을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외국 상주 대사 임명인데 출국을 안 시키고 대사시킬 수 있는가? 출국을 안 시키고 대사를 시킬 수가 없는 건데 그리고 우리가 공무원을 뽑을 때 가장 먼저 뭘 물어보는가? 해외 여행에 결격 사유가 없는 자를 뽑는다. 이종섭 전 장관은 해외 여행이 아니고 상대국에 가서 상주를 해야 된다. 근데 출입국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미리 알아보지조차 않았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이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무조건 보내는 것이다. 그 도피성 세일즈(호주에 국산 무기 수출)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그외에 다른 거를 살펴보지 않았다.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살펴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람을 해외로 보낼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해외에 못 나갈 가능성은 아예 처음부터 생각을 안 한 거다.

 

윤 대통령은 또 채상병 사건에 대해 “당시에는 채일병, 아직 추서되기 전이니까. 순직한 사고 소식을 듣고 국방부장관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 센터장은 “국방부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했는데 그 사람을 호주 대사로 보냈다”며 “문책성 영전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겨날 판”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그런 분위기인 거다. 그러니까 질책했다는데 호주대사로 보내버렸다. (수사기관들에)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다. 얘는 잘못 없고 대사로 내보내야만 해.

 

박 센터장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을 이미 설정해놨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지금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입장을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센터장은 “여러 행동으로 벌써 가이드라인 다 정해줘놓고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항상 하는 얘기가 자신은 검찰을 믿고 수사기관을 믿으니까 수사기관의 결과를 보고 미진하다고 생각하면 그때 특검을 할 수 있다는 건데 그 판단 기준은 뭐냐? 그 판단 기준을 누가 정하냐? 그게 바로 나다. 내 마음에 들어서 아직 특검할 필요가 없다. 그 소리다. 특검이라는 걸 왜 하는가? 기존의 수사체계를 믿지 못 하겠으니 새로운 수사 조직을 꾸려서 의혹을 밝히라는 건데 그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해서 원할 때만 하도록 할 거면 처음부터 제대로 수사하라고 명령을 해야 한다. 재밌는 것이 지금 윤 대통령이 하는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특검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자신은 기존의 대통령하고 다르게 거의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소리를 대놓고 전국민 보는 데서 이렇게 떠들어대는 대통령을 처음 봤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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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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