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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유승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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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연예 등등 뜨거운 이슈에 대한 나름의 진단을 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유승민과 이준석이 같은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민 전 의원이 개혁보수 진영의 큰형으로서 국민의힘에 남아 이준석신당과의 연대를 도모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 게 박 센터장의 예상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안 갈 것이라고 본다. 유 전 의원하고 이준석 전 대표는 원래 굉장히 서로 영향을 많이 주고 받고 친밀했지만 이젠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이 좀 달라졌다. 이 전 대표는 모셔오고 싶겠지만... 사실 이 전 대표도 정치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있어서 이번에 또 유 전 의원을 모시고 뭘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2021년 초까지만 해도 이준석 전 대표는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꿈”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유승민 전 의원을 주군으로 모시는 포지션이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그 직후 유 전 의원도 해보지 못 한 보수정당 당권까지 거머쥐었으며, 유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1대 1로 맞붙었던 정치적 자산 못지 않게 윤석열 대통령과 강하게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제는 주군이 없더라도 당을 만들고 자체적인 대권 주자를 세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박 센터장은 지난 11일 14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러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라며 “이번에는 자신이 장수처럼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유 전 의원이 OK 하고 (이 전 대표의) 밑에서 보좌할 수 있느냐?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계속 (유 전 의원이 신당으로)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언급도 안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이 전 대표가 유승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최근 “2015년 당시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때렸고 그 이후 9년 동안 합리적 보수의 대명사처럼 인식이 됐다”면서 “9년 동안 유 전 의원은 매번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얘기를 했는데 반대로 유 전 의원이 중수청에 얼마나 소구력이 있는가에 대해선 검증된 적이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떨어졌다. 이걸 풀어내는 게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 선거가 가능할 것인가. 지금 본인은 수도권 아니면 대구로 가야 하는데 지난번에 대구도 험지라고 해서 문제됐던 것처럼 지금 대구 출마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좋게 봐주지 않을 것이다.

 

‘유승민 없어도 괜찮다’는 일종의 블러핑으로도 받아들여지는데 박 센터장은 유 전 의원이 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남아서 측면 조력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즉 “그게 훨씬 더 파괴력이 있고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들어가는 것 보다) 본인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이 전 대표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더 이상 이제 허수아비 당대표, 0선 중진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거고 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하고 실질적으로 좀 움직여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박 센터장은 이 전 대표가 당대표까지 됐음에도 친윤석열계의 집단 린치에 당하는 과정 속에서 그런 정치적 의욕을 키워갔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에 비해 아직 정치적 자산이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유 전 의원이 (따듯한 보수와 중부담 중복지 등) 내세울만한 대표적인 정책도 있고 정치 경력도 길다”면서 “반면 이 전 대표는 되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참신하긴 했지만 시끄럽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기존 보수 정치의 문법에 비해) 참신하기도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굉장히 반짝반짝하고 똑똑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정치 경력에 비해서는 한 게 별로 없다. (기억에 남는 내용이 능력주의 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말이다. 본인이 내세우는 아젠다에 대해서 이런 걸 보여줬지 않은가? 이런 게 없다. 지금 본인들은 개혁신당이라는 이름을 가칭으로 쓰고 있지만 세칭은 이준석신당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전 대표가 맨앞 최전방에 있는데 그 장수가 (당을 이끌기에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 그게 제일 큰 문제라고 본다.

 

나아가 박 센터장은 이 전 대표의 공중전 능력 외에 실질적인 정치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주요 지지층인 보수층한테 이준석이 먹혔느냐? 아니다. 50~60대와 60~70대를 끌어안지 못 했다. 이준석신당도 힘을 못 쓸 것 같다. 그러니까 보수 정치세력들 중에서 20~30대만 끌어안겠다고 얘기를 해서는 보수정당으로 살아남지 못 한다. (이 전 대표가 세대포위론을 내세우긴 하지만) 세대를 포위하려면 이 전 대표가 정치력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원내에서 협상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국회라는 시스템에 들어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정치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선 한계가 있다. 그리고 당내 조직 관리나 당내 인사 관리나 이런 것도 당대표를 하며 너무 짧게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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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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