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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물 ‘클린스만’과 ‘김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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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10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 연예 등등 분야 가리지 않고 뜨거운 이슈에 대해 색깔 있는 진단을 해드리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박성준의 오목 렌즈 이번에는 정치적인 주제 말고 스포츠 특집으로 진행해봤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도 야구와 축구 열성팬이다. 박 센터장은 일단 두산 베어스 팬이다. 이번에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의 뒷돈 사태를 접하고 KBO 리그 전체적으로 악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아시안컵 16강전도 새벽 4시까지 풀 라이브로 봤다.

 

 

박 센터장은 1일 14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벽에 잠을 설치면서 끝까지 봤고 4시에 끝났는데 사실 3시쯤 그만 끄고 잘까? 그랬다”며 “16강전을 보고 나니 역시 축구는 팀 전술로 하는줄 알았더니 개인기로 하더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한 마디로 “설영우, 조규성, 조현우의 개인기로 풀어갔던 경기였다”는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무전술 축구, 텅빈 중원 축구를 비판한 건데 박 센터장은 16강전을 맞아 스리백+원톱으로의 전술 변화를 감행한 것에 대해서도 “수비가 여전히 안 된다. 뭐냐면 너무 개인들한테 의존했다.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비 전술”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나라 공격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그래서 개인기로 풀어갈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있다. 근데 수비에서는 김민재 하나 믿고 개인기로 가서는 안 된다. 좋게 얘기하면 클린스만이 닥공 축구를 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사실 그것도 잘 안 된다. 매 경기마다 실점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골도 넣었다. 근데 전술과 조직력에 의한 골이 하나도 없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클린스만 축구는 해줘 축구”다. 유럽 리그에서도 인정 받는 슈퍼스타 빅4(손흥민/이강인/황희찬/김민재)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하고 있다.

 

공격라인에서만 뛰어야 되는 손흥민이나 이강인 같은 선수들이 아래로 너무 내려와서 볼 배급하고 미드필더 역할도 떠맡고 있다.

 

박 센터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아 축구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술을 촘촘하게 구상하지 않고도 아시안컵 정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봤던 것이고 지금 큰코 다치고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아시아 대표팀들은 공격도 약하고 수비도 안 되니까 그냥 대한민국의 스쿼드를 보면 유럽에서 뛰고 있는 강력한 선수들이 많고 그래서 설렁설렁 좀 해도 아시아 정도는 제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나 예선전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는 말레이시아 같은 팀한테 3골을 먹을 수가 없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직후 “3골 먹으면 4골 넣어서 이기면 된다”고 발언했을 만큼 닥공 축구를 공언했다. 그러나 공격도 미드필더 활용 전략과 세밀한 전술이 없으면 결국 엉망이 될 수 있다. 언제든지 해줘 축구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공격도 그냥 그야말로 우당탕탕 하다가 들어가는 골들이었다. 아니면 이강인과 황인범? 또는 김민재의 개인 역량에 기댄 골이었지 대표팀 조직력에서 나온 골이 아니었다.

 

심지어 박 센터장은 국뽕적인 관점을 떠나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수명을 연장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당탕탕 어떻게든 결승에 올라가서 아마도 일본이 올라간다면 일본까지 꺾고 우승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64년만에 일본을 결승에서 이기고 아시안컵 우승한 감독을 자를 수 있겠는가? 그러면 이 답답한 축구가 최소한 2026년까지 간다는 얘긴데...

 

본격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에 관해서 그토록 회의적인 이유를 더 얘기해보자.

 

(히딩크 감독 이후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대한축구협회의 지나친 측면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많이 보고 탐구했던 전임 감독도 있었다. 전임 벤투 감독이 그런 감독인데 벤투 감독은 파주와 가까운 일산에 살면서 거의 선수들을 국내에서 다 파악했다. 우리 클린스만 감독께서는 국내에 들어온 걸 본 적이.... 너무 드물다.

 

클린스만 감독은 연봉 28억원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사령탑 지위를 비대면으로 수행해도 될 만큼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 결과도 내용도 형편 없다. 박 센터장은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클리스만의 졸전은 사실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벤투 감독이 물러나고 축협은 국제 축구계에서도 그리 좋지 못 한 평판을 갖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을 서둘러 선임했다.

 

사실 그런 평판 같은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면 내셔널 팀의 감독으로 오려면 자국에서의 성과나 유럽 리그에서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감독이 선수를 어떻게 구성하고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서 해당 나라의 축구팬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을 한다. 근데 독일 내에서 클리스만의 평가가 별로 좋지 않다.

 

 

독일의 레전드 윙백 선수 출신 필립 람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 훈련은 거의 없었다. 경기 전에 선수들끼리 따로 모여서 어떻게 뛰어야 할지 의논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마찬가지로 독일의 전설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선수 출신 디트마어 하만은 현 바이에른 뮌헨 투헬 감독을 최악이라며 비판했는데 “위르겐 클린스만 이후 가장 큰 잘못”이라고 환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뮌헨의 사령탑 시절 2008~2009 시즌을 마치지 못 하고 1년도 못 되어 경질당했다. 분데스리가 만년 1등팀 뮌헨이 그 시즌에는 단 한 번도 1등에 오르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FC 바르셀로나를 만나 원정 0대 4로 대패하고 조기 탈락했다.

 

그런 부분들을 따져보면 자국에서는 이미 혹평을 받고 있는데 왜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으로 모셔온 건지? 이렇게 과대평가되는 이유가 뭘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 선수는 이번 아시안컵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3대 3으로 비긴 이후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해서 “많은 팬이 SNS에서 조금 선 넘는 발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기가 안타깝다”며 “모든 선수는 가족, 친구, 동료가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축구선수이기 이전에 인간”이라고 당부했다.

 

선수들은 (팬들을) 만족시키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만 더 아껴 달라. 기자들과 축구 팬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프로스포츠 팬들과 선수들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뼈아픈 메시지였다. 순간적으로 화나서 욕할 수 있고 비난할 순 있지만 그냥 주변 지인들에게 말을 한 것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쌍욕과 악플을 남기고 해당 선수의 SNS 계정이나 가족 계정까지 쫓아와서 그렇게 하면 누가 봐도 선을 넘는 행위다. 한국 축구팬들은 이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욕을 너무 많이 한 상황이라서 새로운 분풀이 대상이 필요했다. 대표적으로 조규성 선수다. 16강전 동점골로 어느정도 해소가 됐지만 아시안컵 내내 조규성 선수의 컨디션이 온전치 못 한 것은 사실이었다. 박 센터장은 “사실 손흥민 선수가 팬들한테 부탁할 때 특정 선수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누구에 대한 비난이 가장 강했는지 다들 알고 있다”며 “축구선수 포지션을 보면 최후 수비수와 최전방 공격수는 똑같다. 계속 잘 하다가 한 번 실수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는 포지션”이라고 말했다.

 

지금 팬들이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외면했던 포인트가 뭐냐면 스트라이커라는 자리는 자기가 공격을 만들어서 하는 자리가 아니다. 조규성은 타겟형 스트라이커에 가깝다. 공이 자기한테 자주 와줘야 그중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 (대표팀 전술과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스트라이커로서 조규성 선수가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걸) 우리가 모르는 게 아니다. 그 선수가 지금 국가대표로 나가 있는데 못 하고 있더라도 그 선수가 나오는 특정 예능이 촬영과 방영 사이에 얼마의 기간이 있는지 모르는 게 아니다.

 

 

요즘 온오프라인 언론 지면에선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문제로 연일 장식되고 있다. 아시안컵 기간임에도 야구계 소식이 스포츠 핫이슈로 전혀 묻히지 않고 있다. 기아팬이라면 인크커피(INC COFFEE)를 모를 수가 없다. 2022년부터 2023년 기아 선수들 유니폼과 홈구장에 광고 배너로 자주 노출됐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인크커피측으로부터 여러 차례 청탁성 뇌물의 의미로 뒷돈을 챙겼다. 물론 두 사람은 돈을 받았지만 대가성에 대해서는 강력 부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검찰(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은 2022년 7월 김 전 감독이 인천 문학구장에서 업체 오너를 만나 100만원권 수표 60장 총 6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았다고 특정했다. 이날 원샷으로 6000만원을 꽂아줬던 만큼 구단 유니폼 견장 광고 성사 및 기타 편의(기아 홈구장 챔피언스필드에 초대형 매장 입점 계획)를 청탁했다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에서 기각됐다. 아직 대가성 여부가 명확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김 전 감독은 2022년 부임 이후 첫 시즌 기아를 4년만에 가을야구로 진출시켰지만 꽤 좋은 스쿼드로 그것 밖에 못 했다는 기아팬들의 원성을 사기 시작했다. 2023년 내내 온갖 이유들로 기아팬들의 90% 이상이 김 전 감독을 불신했고 시즌 마감 이후 교체 여론이 들끓었는데 결국 유임됐다. 박 센터장은 “KBO 감독이 10명 있지만 10명 중 앞에 디귿 들어가는 별명(돌감독)을 가진 감독들이 몇 명 있다”며 “팀 컬러가 안 보인다는 생각이 들거나 아니면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답답한 경기를 많이 펼친다고 생각하면 그 별명들이 붙는데 일단 김종국 감독이 선수 때와는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고 직격했다.

 

그니까 지금 박효영 기자님 정도의 연배(30대 초중반)가 생각할 때 타이거즈의 2루수는 김종국이었다.

 

근데 그런 김 전 감독이 팀 지휘를 못 한 것만으로도 원성이 자자한데 단순 논란을 넘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히는 뇌물 스캔들의 당사자로 지목됐다.

 

기아팬을 넘어 야구팬 전체의 이야기가 뭐냐면 딱 하나다. 격려금을 받았다는 말을 백번 이해해준다고 해도 액수가 너무 크다. 이건 선을 넘었다. 그리고 감독이 왜 그런 일에 관여하는가. 기아 타이거즈 홍보팀이나 단장도 아니고? 이렇게 말하면 죄송하지만 일개 신생 기업의 오너가 돈 좀 많다고 전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프로야구 구단의 감독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내려고 한다? 이거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선수, 코치, 감독 등 1996년부터 2024년까지. 그야말로 28년 타이거즈의 원클럽맨이었다. 야구계에서는 김 전 감독이 기아 프런트 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만큼 통상 다른 구단의 감독들보다 경기 외적인 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센터장은 “(김 전 감독이) 내가 이 구단에만 30년 가까이 있었던 레전드니까 위에 있는 사람들을 좀 조정할 수 있고 장정석 단장하고도 동갑이자 대학 학번이 같다”며 “말만 잘하면 뭐든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문제가 되는 건 뭐냐면 이제 경기력이나 선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업적인 포인트까지 감독이 배임 수재로 구속영장 청구까지 됐다. 문제가 심각하다. 오죽하면 진갑용 수석 코치가 눈물을 흘렸겠는가. 나성범 주장이 선수들이 훈련만 열심히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메시지를 선수들한테 던지는 게 아니라 외부에 던지고 있다. 이거는 기아를 떠나서 모든 프로야구 판이 정말 경악할만한 일이다.

 

 

통상 음주운전, 폭행, 성범죄 등 선수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감독과 구단 프런트가 잘 이끌어줘야 하는데 단장과 감독이 나서서 뒷돈을 받았다.

 

중요한 포인트는 뭐냐 하면 선수들이 고삐가 풀리면 잡아줘야 될 사람이 감독이다. 근데 감독이 이렇게 고삐가 풀리니까 잡아줄 사람이 없다. (누구나 올시즌 기아가 5강권 강팀이라고 예상하고 있고 그런 만큼) 시즌 준비를 위해 스프링캠프가 가장 중요한데 직전에 감독이 팀을 뒤흔들고 나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해놓고 감독이 나 몰라라 그러고 그냥 이런저런 변명도 없이 사과 한 마디 남기지 않고 있다. 감독이 하루만에 그렇게 퇴출되고 나가면 선수들은 어떻게 되는가?

 

한편, 엘지 트윈스 이종범 전 코치 등 외부에서 차기 기아 사령탑 하마평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박 센터장은 “지금 기아에서 할 수 있는 건 진갑용 수석을 빨리 감독으로 앉혀서 감독 선임에 대한 잡음도 없이 그냥 우리끼리 가자를 만들어 놓는 게 제일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두산이 작년에 이승엽 스타 감독을 선임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걸 벤치마킹하고 싶겠지만 기아는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어느 누구도 지금 기아 감독이라는 성배를 들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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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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