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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이 희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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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22번째 기사입니다. 총선 리뷰 3편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양당의 위성정당이 습격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제3지대 정당들이 상당히 많이 쪼그라들었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아예 씨가 말랐다. 20여년만에 녹색정의당이 원외정당이 됐고,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도합 4석에 불과하다. 양당 외에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얻었지만 누가 봐도 민주당계 정당이다.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 제3정당 소속 지역구 출마자들은 대부분 저조한 지지율로 3등을 차지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이준석 대표야 개인기로 뚫어서 초선 의원이 됐지만 사실 이낙연 대표는 지역구로 가면 안 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대표는) 나오면 안 되는데 나와서 지금 자기 정치 생명을 스스로 깎아 먹었다. 은퇴는 힘들 것이다. 왜 은퇴가 힘드냐면 (세종갑에서 당선된) 김종민 의원을 잡고 올라가야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딱 1석이지만 원내 정당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이 없다. 양당 외엔 없다.

 

 

4.10 총선이 끝나고 다음날(11일) 오전 바로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1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했다. 총선 리뷰 특집 3부에서 박 센터장은 정치가 코미디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지금 답이 없는 게 뭐냐 하면 이낙연이라는 이름이 자유통일당보다도 못 하고 녹색정의당보다도 못 해졌다. 무슨 얘기냐 하면 자유통일당은 당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정당이고 사실 장경동 목사가 당수인 걸 모르고 그냥 목사님인 거고 사실 되게 재밌는 것이 전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총선판이 희화화됐다. 가가호호 무슨 당(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몇 프로나 얻었는지 보셨나? 가가호호당이 0.1%(2만9481표)를 얻었다. 그리고 맨뒤에 있던 해시태그국민정책당이 몇 프로나 얻었는지 아는가? 0.09%(2만6906표)를 얻었다. 그러니까 지금 여성의당이니 옛날부터 있었던 원외 소수정당들 미래당이나 기후민생당 보다도 높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가가호호는 (원외정당들 중) 맨앞에 있고 해시태그는 맨뒤에 있다. 안 보고 그냥 맨앞과 맨뒤에 찍은 분들이 그만큼 있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아무 정당이나 재미삼아 찍은 유권자들이 꽤 된다는 것인데, 물론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은 민경욱 전 의원이 부정선거론을 신봉하는 세력들과 합류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라 극우 표심이 일부 갔을 수도 있다.

 

다시 정리하면 기존에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녹색정의당(2.14% 60만9313표)과, 한때 잘 나갔던 대권 주자 이낙연이 만든 신당 새로운미래(1.70% 48만3827표), 민주당 전 대표 송영길이 옥중 창당한 소나무당(0.43% 12만4369표), 허경영의 국가혁명당(0.23% 6만7420표), 탄핵 정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전통적인 극우정당으로 자리잡았던 우리공화당(0.10% 2만9895표) 등은 자유통일당(2.26% 64만2433표)에게 밀렸다. 원외정당으로 잔뼈가 굵은 노동당(0.09% 2만5937표), 미래당(0.04% 1만1505표), 여성의당(2만8942표 0.10%), 기후민생당(0.02% 6615표) 등은 해시태그국민정책당이나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보다 저조하거나 비등비등한 표를 받았다.

 

(91세 이기남 대표가 이끄는 해시태그국민정책당은 중앙선관위에 공보물과 공약 둘 다 제출하지 않은 유일한 정당인데) 그런 정당에게 표가 그만큼 갔다.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보면 정책 중심의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 공약이고 단순히 이름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주목을 받은 것 같은데) 그래서 정치를 희화화시켰다는 것이다. 진짜 좀 저기한 거는 그 가가호호와 해시태그는 4년 뒤에 나오겠는가? 그 이름 갖고 나오겠는가? 전혀 나올 일이 없는 정당들이 나와야 되는 정당들 보다 많이 얻은 선거다. 이름을 들어본 정당들은 다 싫어! 그냥 아무 데나 찍으면 맨앞에 있는 가가호호를 찍은 게 0.1%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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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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