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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의 이재명’이 되고 싶은 이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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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56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 박성준 센터장은 2024년 7월11일부터 평범한미디어 정식 멤버로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치면의 모퉁이에 개혁신당 분열 뉴스가 자리를 잡았다. 일반 국민들은 3석짜리 작은 정당이 내홍을 벌인다고 해서 큰 관심을 갖기 어렵지만, 시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도대체 개혁신당이 무엇 때문에 갈등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허은아파와 이준석파의 대결 구도인데 누가 봐도 당내에선 이준석파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당 바깥에선 ‘이준석의 분열 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6일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2.3 계엄 사태와 12.29 항공 참사로 주목을 덜 받는 것 같긴 한데 사실 개혁신당 이슈도 개별적으로 보면 작은 이슈가 아니”라며 “이준석 의원이 실질적인 당대표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런 사태”라고 정리했다.

 

사실 이준석 의원 같은 경우는 작년 총선 직전 이낙연 신당하고도 함께 했다가 갈라섰다. 바른미래당 때도 그렇고 새로운보수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탈당해서 개혁신당을 만들었는데 또 분열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가고 있는 거라고 본다.

 

허은아파(허은아 대표/조대원 최고위원/정국진 대변인 등)와 이준석파(천하람 원내대표/이기인 최고위원/전성균 최고위원 등)는 이미 생중계 되고 있는 카메라 앞에서 서로 험한 말을 주고 받는 극단으로 치닫고 말았다. 통상 작은 정당들이 내홍을 겪을 때 면전에서 고성 지르고 모욕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콩가루”의 길로 가게 되면 필히 봉합이 아닌 결별로 마무리된다. 소수파는 당 내부 패권 다툼에서 밀려 대국민 여론전으로 가고 싶겠지만 어떻게든 물밑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 좋다. 박 센터장은 “쉬운 길을 선택해서 안타깝다”고 평했다.

 

(허은아 대표는) 공개적으로라도 해야 본인이 가지고 있는 힘보다 더 큰 힘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준석 의원 입장에서는 지금 급하다. 왜냐면 외부적으로는 전부 다 이준석당이라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이준석 의원이 당대표보다 힘이 센 것 같지만 근데 실제 당무는 허은아 대표한테 맡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은아 대표는 자기 정치가 중요한 정치인이고 대주주 이준석을 위해 희생하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지 않으면서 마찰이 커졌다. 그래서 이준석 의원하고 생각이 많이 다르다. 내가 볼 땐 허은아 대표는 (직접 출마하진 않더라도) 자기 중심으로 동력을 얻어서 이번 조기 대선에 임하고 싶은 건데 이준석 의원은 어차피 개혁신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올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허은아 대표는 이준석 의원을 두고 “여전히 개혁신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주주이자 유일한 대권 주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천하람 원내대표, 이기인 최고위원, 이주영 의원 등등 당내 주요 행위자들과 대다수 당직자들은 이준석 의원의 당내 주도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 차이가 있다.

 

지난 12월16일 허은아 대표가 이준석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철근 사무총장을 해임한 이후로 개혁신당 당직자들과 이준석 의원은 허 대표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준석 의원의 선택이다. 만약 이준석 의원이 페이스북으로 허은아 대표를 공격하지 않고 물밑에서 중재에 나섰다면 이번 사태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주주 이준석 의원이 당직자들을 자제시키고, 허은아 대표를 찾아가 달랬다면 분열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 수 있었다. 현재 허은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 이슈들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테면 △비례대표 재선 공천 요구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한 5000만원 특별 당비 요구 △과도한 의전과 불필요한 비용 문제 △일일 당대표 언론 노출도 체크 △당대표실을 의원실처럼 사용 △개인 유튜브 관리 지시 △김철근 사무총장과 이주영 정책위의장 일방적 해임 등이다. 허은아 대표의 당 운영이 이처럼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물러날만한 결정적 사유로 보기엔 부족하다. 핵심은 이준석 의원이 허은아 대표를 내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유일하게 현역 의원 신분으로 본인의 곁을 지킨 ‘천아용인’의 ‘아’였던 허은아 의원을 포용하지 않은 이준석 의원에 대해 박 센터장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준석은 이래서 절대 안 되겠다. 대통령은커녕 다른 자리도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했다. 당내 권력 구도에서 완전히 밀리고 있는 허은아 대표는 현재 ‘당원소환제’로 인해 직무정지가 공표된 상황이다. 당내에서 양측이 여러 조치들을 놓고 왈가왈부 유권해석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이준석파가 집행 절차를 완료해가는 중이다. 이미 정해진 결론에 따라 허은아파가 축출되고 있는 형국인데 아직 법원의 판단이 없는 만큼 향후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박 센터장은 “부모 교육 같은 거 할 때 맨날 하는 얘기가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아이는 독립시켜야 된다”며 “지금 허은아 대표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의 느낌이어서 그냥 뒷방으로 물러앉기는 싫고 계속 원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이준석 의원 생각에는 내가 정치 경력과 영향력이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만 내가 볼 땐 이 싸움에서 허은아 대표가 굉장히 유리하다. 그리고 쪼개지지 않을 것이다. 쪼개지려면 구심점이 2개가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이준석 하나 밖에 없다. 아마도 (허은아파가) 그냥 아무 말 없이 패배할 것이다. 분당이 되어 창당을 하려면 구심점이 생겨야 되는데 허은아와 조대원으로는 구심점을 가지고 당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냥 이준석파가 당 장악을 더 확실하게 하는 것이다. 그립을 쥐는 것이다. 이준석 의원은 외부적으로 비판을 받더라도 내부적으로 이재명식의 개혁신당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끝으로 박 센터장은 양측에 “힘들겠지만 지금은 역지사지를 해야 될 때”라며 “잘못하면 개혁신당 배도 못 띄워 보고 침몰해버릴 수 있다. 곧 대선이 열릴텐데 배는 띄워야 되지 않은가”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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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영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한 박효영 기자입니다. 유명한 사람들과 권력자들만 뉴스에 나오는 기성 언론의 질서를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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