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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최고의 첩보 액션물 “시종일관 때리고 부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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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코로나 시국 3년차로 들어선 8월의 극장가는 한국 영화 대작 '빅4'로 인해 풍성하다. 개봉순대로 <외계+인 1부> <비상선언> <한산:용의 출현> <헌트> 등인데 모두 톱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된 200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 영화다. 그러나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다. 영화 티켓값이 1만5000원으로 비싸졌다거나 오미크론 대유행 때문이라는 핑곗거리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5월에 개봉한 <범죄도시2>는 1200만명이 봤는데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나마 이정재 배우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헌트>가 관객과 평론가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기 한 달 전쯤 예고편을 감상했는데 “영화가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명이 팝콘 사들고 영화를 보면 5만원이 되는 시대라지만 <헌트>는 꼭 극장에서 봐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지난 15일 밤 10시경 평범한미디어 사무실(광주광역시 북구) 바로 옆에 있는 메가박스로 향했다.

 

 

과연 이정재 감독의 연출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만에 이정재와 정우성의 만남이라는데 두 배우의 연기력과 케미는 어땠을까? 일찌감치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두 사람이 친하고 사람들이 둘을 엮어서 보는 경향이 있는 만큼 더더욱 잘 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헌트라는 영화는 두 톱스타가 같이 나올만한 굉장히 좋은 기획”이라고 호평했다.

 

이 영화에 요구되는 스타일의 연기를 두 배우가 제몫을 해냈다. 이정재 배우가 감독을 처음 했는데 감독도 감독인데 각본도 썼다. 오리지널 각본이 있었는데 그 판권을 사서 본인이 상당 부분 개작을 한 것이다. 이 영화는 각본이 굉장히 훌륭하고 이야기의 힘을 갖고 있는 영화다. 이정재 감독의 연출력을 볼 수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재밌게 봤다.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첩보 스릴러물이지만 오락 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영화는 서슬퍼런 군사 독재가 강고했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실제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만 상당부분은 허구적인 요소로 첨가됐다. 

 

영화의 큰 줄기는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해외파트 차장 박평호(이정재 배우)와, 국내파트 차장 김정도(정우성 배우) 사이에서 벌어지는 텐션 높은 대립이라고 할 수 있다. 둘은 북한의 지령을 받는 남한 내 간첩 집단인 ‘동림’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된다. 동림이 안기부 내에 침투했다며 둘을 닥달하는 안기부장이 “빤스를 벗겨보라”고 대놓고 ‘쁘락치 수사’를 주문하는 상황이다. 먼저 군인 출신 김정도가 정보기관 짬밥이 상당한 박평호의 목을 조여오고 있고, 이에 맞서는 박평호의 반격이 쫄깃한 긴장감을 형성하는데 이런 두 인물의 라이벌리를 감상하는 것이 이 영화의 묘미다.

 

<헌트>는 첩보 액션 영화답게 시종일관 때리고 부순다. 총격 시퀀스가 정말 많았고 카 체이싱 장면도 일품이다. 정말 화려한 액션신들이 수놓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초호화 카메오들(주지훈·김남길·박성웅·조우진·이성민·황정민 등)이 출연해서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정재 감독은 “다들 주연급 배우들이어서 스케줄이 너무나도 빡빡한데 다 나와주겠다고 해서 감사하지만 덜컥 겁도 났었다”고 말했다. 

 

아니 이 유명한 배우들이 영화 중간마다 계속 나오면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까란 생각이 좀 들었다. 고민고민해서 한 번에 나와서 한 번에 퇴장하는 것이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시나리오를 조금 수정해서 만들었다. 

 

 

꼭 주목해야 할 인물이 바로 조유정(고윤정 배우)이다. 박평호의 일본통 정보원 조원식(이성민 배우)의 딸인데, 조원식이 죽고 박평호가 조유정을 보살펴준다. 조유정은 운동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그리 깊이 집회시위를 주도하는 인물은 아니다. 어찌보면 평범한 대학생인데 김정도 사단이 조유정을 가만히 두지 않고 잡아서 고문을 가한다.

 

어찌됐든 조유정은 영화 후반부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헌트>에는 반전이 있다. 고작 정보기관 간부에 불과한 두 사람이 꾸미는 진짜 목적이 드러나는데 꽤 작위적일 수 있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동상이몽이면서도 서로의 플랜에 공감해주는 측면이 있다.

 

김정도는 혁명을 말하면서 대의를 설파하는데 좀 오버스럽고 오그라들기도 한다. 박정희를 저격한 김재규의 궤변처럼 들렸다. 물론 영화의 분위기나 흐름을 깰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현실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트>를 보고 1980년대 시대상을 주제로 함께 토론해보면 좋을 것 같고 그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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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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