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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 '소음성 난청' 귀가 안 들리게 됐는데 "왜 산재 불인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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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김미진 기자] '소음성 난청'이라고 들어봤는가.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되면 청력 소실을 겪게 되는데 건강한 청력을 가진 사람도 소음성 난청에 시달릴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장해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엄연한 '업무상 질병'이다. 

 

난청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화벨 소리가 70데시벨, 지하철 소음이 80데시벨 정도다. 주로 난청의 위험성이 큰 업종은 조선업, 건설업, 제조업 등이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512조 2항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상 90데시벨의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한의 허용 한계로 정해놨다. 여기서 소음이 5데시벨씩 증가할 때마다 노출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 △95데시벨 4시간 △100데시벨 2시간 △105데시벨 1시간 △110데시벨 30분 등이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115데시벨 이상의 노출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국내 작업장의 소음 노출 기준 초과율은 20% 내외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아울러 소음 노출 기준 초과 사업장은 전체 유해인자 기준 초과 사업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산업재해 인정이 마냥 불가능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산재 인정을 받으려면 3년 이상 소음에 노출돼야 한다. 그게 산재보험 법령에 명시돼 있다. 매우 '구체적'이고 '형식적'이지 않는가?

 

평범한미디어는 소음성 난청으로 인한 산재 불인정 사례를 직접 취재해봤다. 

 

 

2년 8개월간 일해온 A씨는 산재 신청을 기각당했다. 충남 소재 시멘트 제조업체에서 착암공으로 재직했던 A씨는 지난해 3월 소음성 난청을 진단받았다. 특진의들 모두 소음성 난청이라고 인정했고 심지어는 근로복지공단 자문의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의견을 줬다. 여기에 더해 노인성 난청이 발병하기 어려운 43세였으며 이비인후과 기저 질환도 없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불인정됐다. 그래서 소송을 했는데 시행령에 규정된 85데시벨에 미달되는 81데시벨 정도에 그쳤으며 3년을 연속적으로 근무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B 노무법인 관계자는 평범한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처음엔 소음 데시벨의 측정 오류를 입증하려 했지만 방법이 없었고 다음에는 85데시벨 이하라도 3년이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업무로 인해 난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며 "전문의들 상당수가 충분히 업무상 재해가 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패소했다"고 전했다. 

 

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는 '객관적 근거'를 요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구한 자문은 '주관적'이었나보다. 

 

이 얼마나 형식적인가. 노동자에게 직업력이 충분치 않아 산재로 인정받지 못 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 말일까. 

 

 

소음성 난청은 불치병이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따라서 산재보험에서는 장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으며, 소음성 난청의 정도에 따라 4급부터 14급까지의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장해 등급 7급 이상인 경우에는 장해보상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19년 산업재해 현황 및 근로자건강진단 결과’를 살펴보자. 

 

자료에 따르면 소음 노출로 인한 업무상 질병자는 2019년 1986명으로 전년(1414명) 보다 40.5% 증가했다. 전체 업무상 질병자의 13.1%, 뇌심혈관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등을 뺀 직업병의 절반 가까이(49.2%)를 소음성 난청이 차지했다. 또 소음성 난청 진단은 1만4274건으로 전년(1만2822건)보다 11.3% 늘었다. 전체 직업병 유소견자의 97.2%다. 소음성 난청에 따른 요주의 관찰자는 13만6355명으로 전체 요관찰 질병자의 87%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소음성 난청으로 산재 인정을 받은 사람은 손에 꼽는다. 지난해 3~12월 소음성 난청 불승인 비율은 26%, 올해 1~8월 불승인 비율은 32%를 기록했다.

 

 

또 다른 노무법인 관계자는 "구체적이라고 하는데 사실 해당 시행령은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 공단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애매하다"며 "세부지침을 검토하고 보완해서 전반적인 노동 현장을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공단이 A씨의 소송을 기각한 그 기준과 시행령은 업무상 질병 인정을 위한 하나의 예시 규정에 불과하다. 이를 불인정해왔던 법원의 판례 태도 역시 문제적이다.

 

물론 공단도 일종의 '보험사'이긴 하다. 그러나 이런 명백한 사례까지 산재로 인정이 안 된다고 하면 공단의 존재 목적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묻게 되지 않을 수 없다. 산재라는 말의 의미와 관련 법의 목적과 취지 등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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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사실만을 포착하고 왜곡없이 전달하겠습니다. 김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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