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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숨은그림찾기’ 운전자 울리는 ‘스텔스 무단횡단 보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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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어두운 옷 입고 있으면 무단횡단 절대 하지 말아야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어두운 옷을 입고 무단횡단을 하던 70대 노인이 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으나 재판부가 상황을 참작해 무죄를 선고했다.

 

끔찍한 사건은 지난 2020년 12월 18일 저녁 8시 13분쯤에 발생했다.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편도 3차로 도로에서 운전자 60대 A씨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SUV차량을 주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와중에 비극은 시작되었다. 어두운 옷을 입고 무단횡단을 건너던 70대 노인을 본의 아니게 자신의 차로 쳐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평온했던 A씨의 일상은 그대로 무너져 버렸다.

 

 

보행자 70대 B씨는 그날따라 유독 어두운 옷을 입고 급한 일이 있었는지 신호를 어기고 무단횡단을 했다.

 

사고 직후 B씨는 곧장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안타깝게 숨지고 말았다.

 

흥덕경찰서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는 “갑자기 속도를 줄인 앞차를 피하려고 차선을 바꾸던 중 사고가 났다”라고 진술하며 앞차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음을 피력했다.

 

그러나 일단 사람을 들이받은 것은 맞고 제한속도보다 살짝 더 높은 속도로 운전했기 때문에 운전자 A씨는 일단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졌고 1년 동안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청주지방법원은 "A씨가 주의 의무에 소홀해 사고가 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먼저 신호를 어긴 점 △운전자가 제한속도 보다 시속 8.93km 정도를 초과했지만, 속도를 준수했어도 사고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비록 운전자가 횡단보도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해 사망 사고를 냈지만, 무단횡단 피해자를 인식할 수 없던 이례적인 상황이라면 운전자 과실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자면 통상적으로 도로에서 운전자는 전방주시의무가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행자보다는 운전자에게 더 책임을 묻는다. 아무래도 차를 보행자보다 더 강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전자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억울할 수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무단횡단자를 운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순발력에도 한계가 있다.

 

해당 사건 운전자가 제한속도보다 살짝 과속을 한 점은 분명히 잘못이다. 그러나 과속이 아니더라도 이번 사건처럼 컴컴한 밤에 어두운 옷을 입고 무단횡단을 할 경우 아무리 전방을 잘 주시하고 있더라도 피하거나 멈추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을 발견하는 것조차 힘들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들을 다뤘다. 문제의 영상에서도 깊은 밤에 도로 직진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을 강행하다 변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심지어 사고가 나기 좋은 비 오는 날씨였다. 영상에서는 무단횡단자를 빨간 원으로 표시해 주었는데 본지 기자도 이 빨간 원이 없었다면 사람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거의 숨은그림찾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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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을 의뢰한 사람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네티즌 투표 결과 100%로 운전자 잘못이 없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영상을 보면 심지어 파란불의 직진 신호라 운전자는 신호를 어기지 않았다.

 

영상에서 일어난 사건은 작년 9월쯤에 일어난 사건인데 판결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다만 한문철 변호사는 "중상해라면 기소된 후 무죄를 다투셔야 한다. 그러나 중상해가 아니라면 경찰관이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하려 할 때 거부하고 즉결심판 보내달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앞에 1차로를 지나간 차의 브레이크등이 잠시 들어왔지만 급제동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해 갔고, 블박영상엔 무단횡단자가 어슴프레 보이지만 반대편 신호대기중인 차들 라이트 불빛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 보일 땐 너무 가까워서 도저히 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라"라고 조언하며 무죄를 기원했다.

 

그리고 "다친 분은 건강보험으로 돌려서 치료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건강보험이, 자해, 고의 중대한 과실의 범죄행위인 경우에는 적용이 안되는데, 이번 사고가 해당되는지는 의문이다. 만약 자전거가 신호위반해서 사고나면 건강 보험에서 안 해주려고 하는데 보행자인 경우에는 괜찮은 것 같다. 만약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했다가 100:0으로 보행자 책임이 되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에 걸려 다 돌려줘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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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에서는 이전에 '스텔스 보행자'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관련기사) 적의 레이더에 감지가 안되는 특수 기능인 ‘스텔스’에 빗대 야밤에 드러누어 감지가 되지 않는 보행자를 뜻하는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거의 보일 리가 없다.

 

이 경우에는 드러눕지는 않았지만 깜깜한 밤에 어두운 옷을 입었다면 사실 거의 보이지 않아 ‘스텔스 보행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도로를 횡단할 때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낮에도 조심해야 하지만 밤에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보행자가 밤에 어두운 옷을 입고 있다면 일단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신호를 무조건 준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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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욱

안녕하세요. 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입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냉철함과 사회적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유지하겠습니다. 더불어 일상 속 불편함을 탐구하는 자세도 놓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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