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미디어 윤동욱 기자] 다른 차량들을 싣고 이동하는 탁송 차량은 기본적으로 부피와 중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배로 주의해서 운전을 해야 한다. 전남 여수에서 차량들을 싣고 가던 탁송 차량(카 캐리어)이 횡단보도에서 넘어져 지나가던 차량과 사람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마을 미화를 위해 공공근로에 나선 노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일 아침 9시 즈음 전남 여수시 광무동의 한재사거리에서 승용차 6대를 싣고 가던 탁송 차량이 제때 멈추지 못 하고 차량 10대를 향해 그대로 돌진했다.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었는데 문제는 그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6명의 행인이다.
6명은 사고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0세 A씨, 72세 B씨, 73세 C씨 등 3명이 안타깝게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들은 잡초 제거, 쓰레기 수거 등 주변 공공근로에 참여한 노인들로 근무 장소를 옮기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탁송 차량은 자동차 10대를 들이받은 뒤에야 겨우 멈췄다. 사고가 난 장소는 시장 근처였기 때문에 평소에도 유동 인구가 많았다. 사망자 3명, 중경상자 16명 총 19명이 죽고 다쳤다.
부상자들은 여수 전남병원과 제일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는 현재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빈소 마련과 피해 보상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수경찰서와 여수소방서는 '브레이크 파열'에 따른 제동 불능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일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얼마전 평범한미디어는 화물차 내리막길 사고(트럭 운전자 '내리막길 코너' 돌 때 '엔진 브레이크'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무거운 트럭 등 중량이 상당한 차량들은 브레이크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도했는데 이번 여수 탁송 차량 참사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이라고 보여진다.
큰차는 관성과 원심력의 작용을 일반 승용차에 비해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제동장치가 쉽게 고장날 수 있다. 안 그래도 중량이 나가는 5.3톤의 트레일러 차량인데 거기에 차량 6대를 싣고 있었으니 배로 무거워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풋 브레이크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거운 차량이 고속 주행 중에 풋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면 열로 인해 브레이크 액이 기화되고 디스크가 닳아져 제동능력이 점차 상실된다. 그래서 기어를 D(주행) 왼편으로 향하게 하는 엔진 브레이크를 쓰면 제동능력에 무리를 주지 않을 수 있다.
행정의 문제도 있다.
인근 주민들은 횡단보도를 10미터 정도 교차로 쪽으로 옮겼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횡단보도가 원래 위치에 있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옮긴 뒤에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수시와 경찰은 "차량 흐름과 사고 개선을 위해 도로교통공단의 권고를 받아 옮긴 것"이라면서도 "이런 사고를 계기로 다시 위치를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탁송 차량 운전자 40대 남성 D씨는 결국 구속됐다. 여수경찰서는 22일 저녁 즈음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D씨를 구속시켰다. 경찰은 D씨가 탁송 차량의 화물칸을 불법으로 개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추가적으로 과적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나아가 사고 당시 차량 1대를 부실하게 고박했을 가능성에도 초점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
탁송 차량은 차체가 굉장히 길다. 그런데 운전자가 차량을 더 적재하기 위한 욕심 때문에 원래 긴 차체를 더 늘린 것으로 보여지는데 매우 위험할 수밖에 없다. 본인 소유의 차량이라고 해서 절대 자기 맘대로 차량을 개조해서는 안 된다.
불법개조의 경우 현행 자동차관리법 81조 19항~20항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안전 기준을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와 원상복구명령이 내려진다.